9.11 5주년 국내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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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5주년 국내 프로그램
거대한 음모에 빠져들다
  • 관리자
  • 승인 2006.09.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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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한미동맹 재검토’ 등 깊이 있는 분석 부재 아쉬움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9.11,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지난 5년간 미국은, 또 세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9.11 5주년을 맞아 방송사들은 다양한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MBC 이 5일 ‘9.11 음모론, 미국의 자작극인가?’(연출 김재영)를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9일 ‘9.11 미스터리: 테러인가, 거대한 음모인가’(연출 이동협)를 방송했고,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프로듀서 박정용)도 11일 밤 방송시간을 10분 연장해 9.11 특집방송으로 꾸몄다. 또 는 13일 미국 PBS에서 제작한 <더 다크 사이드(The Dark Side)>를 내보낼 계획이며 MBC (기획 최승호)도 15일 김영미 프리랜서 PD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현지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음모론 부각…부시가 개입설9.11 5주년 특집방송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음모론’의 집중 조명이다. 과 <그것이 알고싶다>는 9.11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음모론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9.11 직후부터 미국 사회 안팎에서 음모론이 제기돼 왔지만 우리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프로그램은 ‘부시 정부의 9.11 개입’을 주장한 독립 다큐멘터리 <루스 체인지(Loose change)>를 토대로 음모론의 실체와 배경을 파헤쳤다. 왜 음모론일까? <그것이 알고싶다>의 이동협 PD는 “음모론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이야기이고 우리 국민들의 40%도 미국 정부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이슈 관련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4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시정부가 테러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40%로 나타났다. ‘미국이 테러의 배후일 것’이라는 의견도 18.6%를 차지했다.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 42%가 ‘부시 정부가 9.11 테러를 은폐했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 김재영 PD는 “음모론의 이론적 정합성을 떠나 미국민들은 부시 정부가 9.11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고 뭔가 속이고 있다고 믿는다”며 “음모론 자체보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9.11을 이용하는 부시 정부에 대한 비판에서 나아가 9.11 자체에 대한 질문이 생길 정도로 미국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러와의 전쟁’ 5년과 한반도음모론은 미국 사회를 동요케 했고 이는 곧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명분도, 정확한 대상도 없는 이 전쟁 앞에 수만 명의 목숨이 스러져갔다. <시사투나잇>은 영국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테러와의 전쟁 그 후 5년을 추적했다. 이라크 전쟁으로 죽어간 민간인만 4만 명 이상.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는 최근 폭탄테러가 빈번히 발생하고 영국도 테러 위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도 자유로울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대북 압박 수위는 높아졌고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따라 미군 재배치도 이뤄졌다. 국회는 12월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을 밀어붙일 태세다. <시사투나잇>은 부시 독트린의 선제 공격론과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동맹국도 미국의 잠재적 적국으로 변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우려했다.9.11 5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9.11과 테러전에 대한 조명이 이뤄졌지만 이라크 파병과 테러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김민웅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테러, 파병 등 9.11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전면적이고 구조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우리 언론이 역량은 있으나 정치적 부담이 큰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방송에서 ‘미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과연 믿을 수 있는 나라인가’하는 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 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심판을 통해 한미 동맹을 재검토하는 단계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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