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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혹은 ‘슬픔’으로 각색된 추억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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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해피투게더-프렌즈>vs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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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만난다는 것은 헤어지던 순간을 기억하는 일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헤어짐이 기억하기 싫을 정도의 아픔이든, 아니면 행복했던 순간이든 말이다.

kbs <해피투게더-프렌즈>(연출 윤현준·김수아·최승희, 목 오후 11시 5분)와 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연출 유근형·이근욱, 금 오후 7시 20분)는 헤어진 뒤, 다시 만나는 자리를 주선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만남을 대하는 모습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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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투게더-프렌즈>는 친구들의 만남을 주선한다. 출연자들은 연예인 2명이지만 프로그램명 - ‘해피투게더’처럼 지켜보는 시청자까지 함께 즐겁다. 학창시절 함께 보냈던 친구들은 잊고 있었던 추억을 꺼내 놓는다. “중학교 때 벌써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탤런트 김정숙 편), “초등학교 때는 말도 없이 너무 조용한 친구였다”(가수 탁재훈 편)는 등 친구를 통해 나도 잊었던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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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에는 일반인이 출연한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몇 십년동안 헤어진 부모를 찾는다. <꼭 한번...>은 재연 드라마의 형식을 빌렸다. 드라마의 극적 요소는 출연자의 과거에 몰입하게 한다. 드라마 속에는 가난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입양을 가게 됐거나 버려진 아이들의 고달픈 삶이 소개되고,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도망간 엄마를 찾는 사연이 줄을 잇는다. 재연 드라마가 끝나면 진행자와 출연자는 눈물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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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성격이 다른 만큼 프로그램에서 힘을 쏟는 무게중심도 다르다. <해피투게더...>는 만남 그 자체보다는 만남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더 둔다. 학창시절은 추억을 공유할수록 더욱더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친구를 찾아나서는 것도 일종의 놀이다. 가짜 친구들 사이에 섞여 있는 친구를 “반갑다, 친구야”라고 외치며 한 명씩 찾는다. 때론 “반갑다, 친구야”를 외치려는 순간 또 한명의 친구가 일어나 헷갈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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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은 출연자의 과거에 초점을 맞추고 만남의 순간을 오래 보여준다. 헤어질 때 왜 헤어졌는지조차 알지 못한 자식들은 할 말이 쌓여있다. 만나자마자 울지만 울고 나선 자식이 묻는다. “왜 나를 버렸어요?” 부모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부모임을 드러낼 수 없는 어떤 이는 화면상 모자이크 처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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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해피투게더...>는 시청자와 프로그램 간의 거리두기가 가능하다. 친구들을 찾아 나설 때 연예인은 그가 정말 친구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지만 시청자들은 알고 보는 재미가 있다. 반면 <꼭 한번...>은 시청자와의 거리는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는다. 재연 드라마를 보면서 그 사연이 나의 얘기인 듯 동화돼 안타깝기까지 하다. 더 나아가 <꼭 한번...>은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의 풍경을 스케치 한다. 그들의 고생은 그 시대를 공유하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40~50대 시청률이 가장 높은 데에도 이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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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만남을 주제로 했음에도 ‘웃음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해피투게더...>와 ‘울음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꼭 한번...>. 삶의 진실성은 눈물 속에서 더 진하게 느껴진다. 이기수 기자|contsmar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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