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겹쳐보기
상태바
방송겹쳐보기
  • 관리자
  • 승인 2006.09.28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인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vs인터넷 게시판
네이트 톡톡

아닌 척하지만, 남의 사생활은 나에게 재밌다. 그리고 그것은 자극적일수록 더욱 그렇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려고 하면서도 알아주길 바라는 이중심리가 있는데, 그런 심리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인터넷 게시판 등에 내보이고야 만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올린 고민을 네티즌들이 읽어주는 것에 영광스러워한다. 그래서 이곳의 네티즌들은 기꺼이 자신의 고민을 올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한다.
네티즌이 만들어가는 인터넷 게시판, 네이트 톡톡(bbs.nate.com)은 이러한 사람들의 이중심리로 운영된다.
네이트 톡톡에서 네티즌들은 익명성에 힘을 얻어 가장 가까운 친구나 형제에게도 차마 할 수 없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보통 짝사랑과 고부갈등 등의 말 못할 고민을 풀어놓고 서로 위로받는 네이트 톡톡의 게시판에는 가끔 밝고 즐거운 사연도 있지만 대개 불행하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순위에 랭크된다. 그래서 매일 인기 게시판에는 ‘첫날밤 이후 달라진 남자친구’ ‘임신소식을 듣고 도망간 애인’이야기 등의 기막힌 사연들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이런 사연들에 뒤이은 리플들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조언이 담겨 있어, 보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이야기가 실제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때문에 네이트 톡톡의 단골 리플은 단연 ‘헤어지세요!’. 네티즌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 남의 문제를 읽고 굳이 참견한다.
tv 앞에도 네이트 톡톡 네티즌에 만만찮게 남에게 간섭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 kbs2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연출 곽기원, 박효규, 김종윤, 허주영, 금 오후 11시 5분)엔 매주 말 못할 사연을 가진 부부들이 등장한다.
99년 프로그램을 선보인 이래 평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장수하고 있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기본 설정은 협의 이혼을 위해 법정을 찾은 부부의 이야기.
유치하고 황당한 사연을 가진 부부이야기를 들려준 다음 이들 부부의 이혼 가부에 대한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지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비결 역시 사생활 참견이다.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결정을 시청자에게 되물으며 공개적으로 참견을 유도하는 프로그램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유행어는 (조정관이 다음 조정 일에 보자는 뜻으로 말하는) ‘4주후에 봅시다’.
이러한 남의 불행을 인지해 스스로 위로하는 사생활 간섭 심리는 부부문제 연구가인 미래여성연구원 김미경 원장이 권태기 부부에게 말하는 “어느 집이나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충고와도 겹친다. 남들의 불행은 나에게 위로가 된다. 게다가 그 이야기에 참견하는 것은 재밌기도 하다. 김현지기자|contsmark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