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따져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

‘추석’ 연휴 편성, 사회적 소재 다룬 특집 돋보여

특정한 기간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편성은 대부분 ‘시청률’이라는 본능에 충실한 편성이 허용되며, ‘연속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는 기간이다.
황금연휴라 불렸던 이번 ‘추석 특집 편성’ 역시 그 흐름을 따르고 있었는데, 우선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연속편성을 했고, ‘성’, ‘가족’이라는 주제로 명절마다 볼 수 있는 ‘가족특집극’, 그리고 인기드라마의 제작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었다.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특정연예인의 중복출연, 연예인들의 사생활 중심의 내용구성과 ‘ng모음’ 등 기존의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영화의 경우는 항상 반복적으로 방송되었던 영화에서 탈피, <웰컴투 동막골>, <친절한 금자씨>, <싸움의 기술>, <음란서생> 등 비교적 최근에 극장에서 상영되었던 인기작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특징을 보였다.
이렇게 시청률에 충실했던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눈에 띈 것은 sbs 드라마 <깜근이 엄마>와 mbc 토크쇼 <김미경의 부매랑(‘부부들이여 매일 사랑합시다’의 준말)> 등이다. 10월 7일 방송된 sbs 특집 드라마 <깜근이 엄마>는 무엇보다도 최근 많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아시아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문제와 함께 혼혈아의 현실적 이야기들을,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부작으로 구성된 mbc 토크쇼 <김미경의 부매랑>은 가족이라는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현실적 이야기들로 풀어낸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취업’을 위해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아시아 여성들은 현재적 삶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문화적 혼합과 함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을 수반하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적 삶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성과 결혼한 가정들의 삶 역시 복잡하고 혼합적인 상황들을 생산해내는데, 문제는 무엇보다도 혼혈아에 대한 생활속의 차별과 함께 교육 등의 제도적 차별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방송되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드라마라는 감정적 소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시사적인 접근 역시 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여성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구성원 내에서의 여성, 특히 ‘주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여성 역시 너무나 ‘일상적’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해왔다. <김미경의 부매랑>은 그동안 소외받았던 가족 내에서의 여성을 현실적으로 이야기했고, 현실적 문제를 다룬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는 방청객들의 모습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tv프로그램을 통해 재현되는 소재의 특징은 그것이 편성의 형식상 끼워 맞춰진 것이든, 혹은 자생적인 프로그램 생산노력의 결과이든 간에 주변부 적이고 소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항상 존재해왔다. 사회적 시대상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재현방식은 계속 변화하며, 그 정도에 따라 시청자들과의 교감 역시 결정되어진다.
‘한류’라는 자(自)문화 확인의 강한 정체성의 표출에만 집중된 요즈음, 문화자본으로서의 프로그램 생산의 의미보다는 한국사회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적 문화와 삶에 가까워지려는 프로그램의 생산이 앞으로는 더욱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 종 님
문화연대 미디어센터 운영위원|contsmark1|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