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빛]“시사교양 PD의 고민을 치열하게 보여준 책”
“‘방송가의 고집쟁이들’은 1995년 8월 EBS에 입사하기 전에 읽었던 책이다. 막연히 방송사 생활을 그리던 나에게 ‘방송사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구나’ ‘나도 빨리 PD가 되고 싶다’ 등 다큐멘터리 PD들의 집념과 열정을 느끼게 해줬다.
입사한 지 12년이 지난 2007년 봄 개편을 하면서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시사 프로그램 <세상에 말걸다>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부터다. 시사프로그램을 처음 연출하는 나에게 ‘방송가의 고집쟁이들’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추적60분> <현장기록, 요즘사람들>을 만든 장윤택 PD의 ‘프로듀서는 저널리스트이다’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 선배의 고민을 나 또한 하고 있었다. 선배들이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었던 것들, 어떤 사안이든 끝까지 물고 파고드는 열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때 선배들이 했던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더 치열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반문하게 됐다.
<세상에 말걸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PD로 살았던 선배들의 맥을 이을 수 있는 PD로 남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방송가의 고집쟁이들>(1995년, 박성미 저)은?
방송사에서 관록과 인기를 자랑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PD들의 육성이 그대로 기록돼 현장감을 전해주는 책으로 <꿀벌의 세계><한국의 나비>를 만든 권재홍, <백범, 김구>의 전용길, <현장기록, 요즘사람들>의 장윤택, <세계의 여성>의 신언훈 PD 등 13명의 다큐멘터리 PD들의 취재기록을 담았다.
조혜경 (EBS ‘세상에 말걸다’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