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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야인시대>, 항일협객의 일대기(?)
2002년 10월 18일 (금) 00:00:00
|contsmark0|지금 sbs의 활극드라마 <야인시대>가 시청률 50%를 달리며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두한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종의 액션 드라마이다. 이미 영화로도 재탕 삼탕 우려먹은 김두한의 일생을 sbs가 다시 안방드라마로 만든 까닭은 잘 모르겠다.
|contsmark1|작년 ‘조폭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인기몰이를 하자, ‘본격적인 상업방송의 시대를 연’ sbs가 특유의 동물적 순발력(!)-이걸 시류에 영합한 것으로 말하면 좀 심하겠지만-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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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피로 얼룩진 폭력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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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그러나 김두한에 대한 평가야 어떠하던 그 삶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폭력의 역사’를 안방드라마로 재현한다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비록 작가와 방송사는 김두한을 ‘항일협객’이라는 성격을 부각시켜 안방몰이를 했지만, 일제하 김두한의 삶이 항일 또는 의협으로 일관했는지는 의문스럽다. 더구나 그의 삶 도처에서 발견되는 피로 얼룩진-잔혹한- 폭력의 흔적을 살펴보면 항일 또는 의협과 무관한 것이 많다.
|contsmark6|김두한은 정말 항일협객인가? 물론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서 그가 일본에 대한 반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항일운동은 아니다. 항일운동은 일제의 침략과 지배에 대한 목적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저항을 의미한다.
|contsmark7|김두한은 냉정하게 말하면 조선인이 주축을 이룬 종로시장을 ‘나와바리’로 가진 ‘주먹조직’의 ‘오야붕’이었다. 여기에 일본조직폭력배(하야시패)가 종로로 진출해오자 김두한은 자신의 나와바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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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종로상인, 김두한 횡포에 철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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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조선인상권 수호투쟁이 본질이 아니라 조선인 주먹패와 일본인 주먹패의 일종의 나와바리 투쟁이 본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김두한은 일본 주먹패와 맞섬으로서 당시 조선인들에게 일종의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1930년대 종로상인들이 김두한패의 횡포에 항의해 철시(스트라이크)를 벌인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contsmark12|1940년대 초 징병 징용의 물결 속에서 김두한의 우미관조직이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징병 징용을 면한 대가로 그들이 일제에 대해 주어야했던 반대급부가 무엇인지 이성적으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장과 허구가 심한 김두한의 회고록과 증언을 통해 일제시기를 보지 말고 일제시기를 통해 그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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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항일협객 묘사는 독립운동가에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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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여기에 작가는 김두한을 항일투사로 만들어내기 위해 더욱 더 상상력을 발휘해 있지도 않은 사실까지 만들었다. 1945년 7월 부민관 폭파의거의 주역인 유만수, 조문기 등이 김두한으로부터 지원과 격려를 받았다는 내용(소설에 나옴)만해도 완전한 날조이다.
|contsmark17|유만수, 조문기 등은 일본 요코하마 강관회사에서 항일폭동을 일으킨 후 국내 잠입해 부민관 의거를 일으켰다. 김두한과는 아무 관계없다. 조문기 선생은 지금도 생존해 계신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용인되더라도 그 치열한 항일투쟁의 진실을 외면한 채 김두한을 항일협객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없는 사실을 꾸며내서는 안 된다. 생존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독이다.
|contsmark18|사실 <야인시대>의 인기는 김두한이라는 한 인간의 특이하고 다채로운 삶 자체가 흥행의 결정적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하나 더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권력과 폭력조직의 유착관계와 이들의 어두운 뒷거래, 법보다는 불법·탈법이 횡행하고, 대화와 관용보다는 힘이 우위에 선 ‘힘만이 정의’라는 전도된 가치관이 횡행하는 우리시대에 대한 소시민의 힘 숭배주의야 말로 <야인시대> 흥행의 또 하나 요인이다.
|contsmark19|박한용민족문제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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