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오학준 SBS PD] 작고 가느다란 팔뚝은 영락없는 아홉 살 초등학생의 것이었다. 붉고 넉넉한 티셔츠를 걸친 탓에 더욱 몸집은 왜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누구의 손에 이끌리지 않고 두 발로 대열에 서 있던 그가 들고 있던 메가폰으로 말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의 말을 따라 했다.“누구의 학교인가?” “우리의 학교다!” “누구의 도시인가?” “우리의 도시다!”소년이 다니던 시카고 남부 워싱턴 하이츠 지역의 마커스 가비 초등학교는 폐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시카고 시장 램 이매뉴얼이 강하게 밀어붙인 공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77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시사교양 부문에 지난 3월 방송된 KBS 라디오 특별기획 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여성의 날의 의미를 짚어보고 남녀 패널간의 대담을 통해 양성평등에 대해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수상 소감과 함께 프로그램 제작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4일 를 연출한 이수민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3부작으로 방송된
[PD저널=엄재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가 성평등한 취재·보도를 위해 55개 점검 항목으로 구성된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번주 내로 산하 조직 사업장에 배포되는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은 젠더에 대해 알아야 할 배경지식과 △ 언론보도와 성평등 △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보도 △ 이미지 활용 가이드라인 △ 스포츠 보도 가이드라인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여기에 언론인들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려고 할 때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들도 추가로 담았다.가이드라인은 취재부터 보도 시까지 점검해야할 내용을 단계별로 정리
[PD저널=엄재희 기자]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EBS 신규 애니메이션 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27일 방송을 시작한 은 방귀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초능력 히어로 아빠 '부부맨’과 딸 '보니'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26부작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전업주부인 아빠 부부맨과 직장을 다니는 엄마, 딸 '보니', 보니의 동생 '요니', 가족의 사랑을 받는 반려견 '골디'가 좌충우돌하며 겪는 일상을 다룬다. 은 '시대상을 반영한 건강한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일을 참 여장부처럼 하시네?” JTBC 토일드라마 에서 다짜고짜 들이닥쳐 달콤한 제안과 함께 협업을 요구하는 고아인(이보영)에게 법무팀장 배정현(김민상)은 그렇게 비꼬듯이 말한다.‘여장부’라는 표현은 성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장부는 남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이 그 앞에 굳이 ‘여’라는 접두어를 붙여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고아인은 그 말을 이렇게 받아친다. “‘여장부처럼’이 아니라 그냥 나처럼 하는 겁니다.” 8회 만에 11.9%(닐슨 코리아)의 파죽지세 최고 시청률을
[PD저널=엄재희 기자] KBS 뉴스와 콘텐츠에 등장하는 성·연령 비율을 조사한 결과, 뉴스는 '5060 남성' 비율이 많았고, 드라마는 30~40대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KBS 성평등센터와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세번째로 마련한 성평등 라운드테이블에서 'KBS 콘텐츠 다양성 연구 : 성평등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년간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 다양성 조사'에서 KBS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처음으로 다양성 정도를 파악했다. 최근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와 DEI(
[PD저널=엄재희 기자] 낙인 효과를 초래하고 가해자 관점이 반영됐다는 비판이 꾸준하게 제기된 사건사고 명명은 왜 바뀌지 않을까. 6일 한국언론학회와 MBC는 ‘저널리즘과 방송말’ 세미나를 열어 언론의 사건 사고 이름 짓기와 혐오표현의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사건‧사고 보도에서 언론의 이름붙이기'를 발제한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방송은 범죄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이름, 성별, 연령대나 사건 발생 지역 위주로 별다른 고민없이 붙여왔다며 이로인해 지역 낙인 효과와 성차별 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화
[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여성가족부가 21년 만에 폐지 기로에 섰다. 7일 아침신문에선 성평등 정책 퇴행에 대한 우려가 우세한 가운데 는 야당에 입법 협조를 촉구했다. 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여가부는 폐지되고,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이 복지부 산하에 신설된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된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산교섭본부장과 같이 장관과 차관 중간의 위상과 예우를 부여받는다. ‘여성 고용’ 기능은 고용노동부로 넘어간다. 행정안
[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명하면서 안 대표와 ‘공동정부’의 첫발을 내딛었다. 14일 아침신문에선 ‘여성가족부 폐지’가 새정부 출범의 뇌관으로 부상했다고 전망이 나왔는데, 등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윤 당선인은 13일 인수위 핵심 인선안을 발표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여가부 폐지 반발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가부는) 이제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며 여가부 폐지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입
[PD저널=장세인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국민의힘은 ‘반페미’ 행보에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에 실린 서면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의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답변이 와전됐다고 극구 부인했고, 여성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거듭 강조했다. UN이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한 세계여성의 날보다 대선 하루 전날 ‘이대남’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는 현지시간 7일자로 낸
[PD저널=손지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등위원회)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김건희 성상납' 막말에 대해 "여성을 대선 승리를 위한 도구로 소비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지난 2일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자신의 SNS에 “이재명의 경쟁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정육을 포함해 이런 저런 선물을 받아 챙기고, 이런저런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 도움이 안
[PD저널=박수선 기자] 4개 정당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마지막 법정토론은 ‘페미니즘’과 ‘대장동’ 이슈로 마침표를 찍었다. 3일자 아침신문에선 정책 대결보다 네거티브를 앞세운 후보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TV토론 제도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열린 3차 토론회는 복지공약 재원 조달 방안과 인구정책 등이 쟁점으로 올랐는데, 토론 말미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또다시 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치고받았다. 먼저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다 승인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저런 새끼들 인간 아니야. 인간 아닌 새끼들은 매질이 제일 빠르고 쉬워.”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박대웅 강력반 반장(정만식)의 이 말은 당대의 수사가 어땠는가를 잘 드러낸다.잔혹한 강력 사건의 경우 대부분 면식범에 의한 ‘원한’을 이유로 단정 짓고 그래서 주변인 탐문수사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던 시대의 수사 풍경. 봉준호 감독의 에도 등장하듯 범인을 못 잡으면 범인을 ‘만들기도 했던’ 시대의 비극이 그 대사로부터 그려진다. 하지만 2000년대로 넘어가던 시점
[PD저널=김승혁 기자]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본격적인 중계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중계에서 참가국 비하·성차별적 표현으로 비판을 받았던 방송사들은 '평등한 중계'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상파 3사의 베이징올림픽 중계 방송단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도쿄올림픽 수준으로 꾸려졌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 100여명을 현지에 파견했던 KBS는 62명을 베이징에 보낸다. MBC와 SBS도 현지 방역 지침과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각각 30여 명 규모로 방송단을 구성했다. 3사
[PD저널=장세인 기자] "BBC 50:50 프로젝트처럼 미디어는 사회 구성원의 비율을 그대로 반영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번에 KBS 사장 후보자들의 경영계획서를 봤더니 ‘약자인 여성에 대해 우리가 목소리를 더 내줘야지’ 하는 식이었다.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KBS를 경영하는 윗선에 보내고 싶었다." KBS 여성 아카이브X인터뷰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뉴스룸'편으로 끝난 건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지난해부터 편을 통해 대중문화·스포츠계에서 고군분투한 여성들의 목소리
[PD저널=박수선 기자] 국회 과학정보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남욱 변호사 배우자인 정모 전 MBC 기자의 퇴사 경위와 겸직금지 위반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4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 변호사 배우자인 정 전 기자의 퇴직금 지급 여부와 MBC의 겸직 위반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들었다. 2013년 MBC 기자로 있으면서 위례자
[PD저널=장세인 기자]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20대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청년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40~50%에 달하는 청년 무당층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일찌감치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MZ 세대 공략에 나섰다. 온라인에선 '민지(MZ)'를 호명하며 친숙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청년기본소득' '학점비례 등록금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청년원가주택'(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