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감동을 주는 ‘5분’이 있다면 EBS <지식채널e>(연출 한송희·김진혁)는 감동뿐만 아니라 지식과 깨달음도 주는 ‘5분’이다. 광고도 없이 짧게 방송되는 탓에 ‘시청 사각지대’에 있지만, 우연히 <지식채널e>를 접한 사람은 그 여운을 쉽게 잊지 못한다. 탁월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음악은 눈과 귀를 사로잡고 교과서 밖의 살아있는 지식은 머리와 가슴을 친다.
<지식채널e>는 1주일에 4편 방송될 뿐이지만,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거의 막노동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다.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수백 개의 자료 테이프를 보고, 수십 장의 음반을 듣는다. 이런 노력에 먼저 박수를 보낸 것은 네티즌이었다. 김진혁 PD는 “프로그램이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 네티즌들의 입소문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식채널e>는 지난해 PD연합회의 올해의 PD상 실험정신상, 여성가족부의 남녀평등상 최우수상 등 많은 상을 휩쓸기도 했다.
상복으로 따지면 KBS1 <시청자칼럼 우리 사는 세상>(프로듀서 박혜령)도 만만치 않다. 올해로 10년째 방송되고 있는 <시청자칼럼…>은 그동안 YWCA가 선정한 좋은 프로그램상 평화부문 으뜸상, 여성민우회의 푸른미디어상 등을 수상했다. 단 5분이지만 시청자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작은 대한민국이 보인다”고 박혜령 PD는 말한다.라디오에서도 ‘5분의 힘’은 강하다. MBC 표준FM <음향리포트 오늘> 등 짧지만 목적의식이 분명한 프로그램들이 꾸준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음향리포트 오늘>(연출 이순곤)은 ‘오늘’의 풍경을 소리로만 엮은 에세이다. 5분을 위해 제작진은 3~4시간 이상 뛰어다니며 오늘의 이슈, 현장성이 강한 사건들을 놓치지 않고 소리로 담아낸다. 그래서 “가장 라디오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이순곤 PD는 말한다.
<라디오 동의보감>(연출 이석헌)은 출근길 청취자들의 건강을 돕는 ‘생활 한방 프로그램’이다. 무려 4300여회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으로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가을 개편 당시 신설된 <도전 무한지식>(연출 양시영)도 ‘5분 정보’ 프로그램. 생활 속에서 갖게 되는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어려운 과학이라는 분야를 생활과 접목시켜 짧은 시간 안에 버무려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이렇게 5분 안에 배우고 깨달음을 얻으니 반갑고, 세상살이를 알고 감동까지 얻으니 더 좋다. 마음을 움직이는데, 5분이면 충분하다. 김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