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포트 - 파리통신
상태바
해외리포트 - 파리통신
"모험’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
최진용
MBC 파리주재 PD특파원
jinyong@worldnet.fr
  • 승인 1999.02.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프랑스 하면 우리는 선뜻 문화를 떠올리곤 하더군요. 그리고 그 문화는 여성적인 속성들로 연상되면서 프랑스는 여성적인 나라라는 생각이 우리에겐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그러나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들 중 하나가 ‘아방뛰르’ 즉 ‘모험’입니다. 프랑스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을 보다보면 지적할 수 있는 특징들 중 하나도 바로 이 ‘모험에로의 초대’입니다.프랑스 방송의 새해는 유명한 파리-다카르 랠리로 시작합니다. 근 한달 가까이 계속되는 사막의 자동차 경주를 국영 채널이 저녁마다 생중계로 보여줍니다. 랠리가 끝나면 카메라는 바다로 이동합니다. 물결 거센 대서양에서 펼쳐지는 단독 요트 바다 횡단 경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목적지를 바꿔가며 거행되는데 방송으로선 인기 높은 중계거리입니다. 저녁 종합뉴스 앵커도 속보로 경기 실황을 전하곤 합니다. 여름엔 전국 일주 자전거 경주가 또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방송사들은 입체적인 중계 경쟁에 돌입합니다.‘모험에로의 초대’는 모험성 매거진 프로그램들에서 본격화됩니다. 80년대 이후 프랑스에서 모험 탐사 프로그램은 텔레비전의 중요한 장르입니다. <우슈아이아> <오카방고>에서 <포 빠 레베> <딸라사> 등으로 이어지는 모험 장르의 맥은 숱한 모험 탐사형 다큐멘터리와 아울러 프랑스 방송의 한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주로 오지를 찾아 낯선 자연과 숨어사는 삶들을 소개하고 보여주는 이들 프로그램들은 어린 왕자의 모험을 꿈꾸는 프랑스 시청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현대의 오딧세이입니다.오딧세이의 여정은 극지를 헤매기도 하고 사막을 누비는가 하면 폭발 직전의 활화산이기도 하고 깊은 바닷속이 되기도 합니다만 많은 경우 문명과 단절된 남미나 아프리카 대륙의 밀림속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모험 전문가들이 tv속의 영웅으로 대접을 받기도 합니다.해양 탐험가로 평생을 살다간 쿠스토 선장, 화산 탐험 전문가 하룬 타지에프, <우슈아이아>의 제작자이며 진행자인 니꼴라 윌로, 오지 탐사 다큐 전문인 스테판 페이론, <딸라사>의 제작자이자 진행자인 조르쥬 빼르누 등이 프랑스 텔레비전 모함 장르의 개척자들로 텔레비전판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들인 셈입니다.물론 프랑스 텔레비전의 이러한 모험 지향적 분위기가 제국주의 시절의 영토 확장욕의 발현이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그러한 ‘모험에로의 권유’가 프랑스 사람들이 문약에 빠지는 걸 방지하고 프랑스의 남성적 행동주의의 전통을 지키면서 프랑스 문화의 균형을 도모하려는 방송인들의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석하고 싶습니다. 천재는 훔치고 바보는 베낀다고 하더군요. 이곳에서 모험 탐사 프로그램들을 보노라면 가끔 해보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 저런 프로그램들을 훔칠 능력이 없다면 훔친 듯이 베껴라도 보고 싶다’라고요.지난주 fr3에서 방송한 <딸라사>란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해본 생각입니다.|contsmark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