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날개 단 뉴미디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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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날개 단 뉴미디어 산업
  • PD저널
  • 승인 2007.02.2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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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TV 뉴스를 보면 중국 소식의 배경화면으로 상하이 푸둥 지구에 높게 솟은 빌딩들이 단골로 등장,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상징 해준다. 하지만 텐안먼 광장 앞을 뒤덮고 있는 자전거의 물결과 이제는 베이징 변두리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란색의 구권 화폐를 세고 있는 은행원의 모습은 사실상 대략 10년 전쯤에나 가능한 과거완료형이다. 우리의 영상자료는 이처럼 시점이 혼재한 상태에서 시청자들 앞에 나타난다.


“중국인들도 인터넷을 사용하나요?” 방송국 PD들 중에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는 중국의 낙후된 면이 남아 있는 것이 그 이유겠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얼마나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을까?

 

중국 정부 기관인 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IN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1억3700만 명으로 전년대비 23.4% 증가했다. 또한 2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휴대폰 이용자는 4억61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계에도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매년 국제 포럼까지 열리고 있다. 포럼에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우리 돈 50~60만원에 해당하는 참가비를 아낌없이 투자한다. 해외 굴지의 기술 보유 업체들과 장비 생산 업체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큰 시장인 중국에 뛰어든다는 기대감과 더불어서, 미래에는 중국에서 표준이 된 기술규격이 그 수적인 우위를 앞세워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뉴미디어는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뉴미디어의 범주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즉, IPTV, 휴대폰 TV, 차량 장착형 TV, 빌딩 TV 등이다.
IPTV와 휴대폰 TV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그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어, 정부 내 방송을 주관하는 SARFT(State Administration of Radio, Film & Television · 중국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와 정보통신을 주관하는 MII(Ministry of Information Industry, 신식산업부) 사이에 견제와 힘겨루기가 심각하다. 한 때 ‘신사협정’을 맺어, 일정한 경계선을 마련하고, 해당 범위에서만 권력을 발휘하기로 한 바도 있었다.


그러나, 걸려있는 ‘치즈 조각’이 큰 만큼, 진정한 협의는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휴대폰 TV의 경우, 기술표준도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표준 제정을 두고, 여러 연구단체들이 각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술 보유국들이 중국 진출을 원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외국 표준의 진입에 대해 드러내 놓고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업의 추진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는 정부의 방송 통제 불능사태에 대한 우려이다. 특히, IPTV는 걷잡을 수 없이 생겨난 사업자들이 반정부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업자는 찾아볼 수 없다.

차량 장착형 TV의 경우 버스에서 제공되고 있는 콘텐츠는 대체적으로 시민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피곤하고 무료한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의 답답함을 그나마 달래주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택시의 경우는 대부분 찬밥신세다. 승객들은 택시 안에서 바로 코앞에 원치 않는 콘텐츠가 제공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승객들의 핀잔이 듣기 귀찮은 택시 운전자들은 연결된 케이블을 아예 임의로 끊어버렸다.
빌딩TV는 빌딩 1층 엘리베이터 옆에 설치된 모니터로 제공되는 것으로, 사실 TV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는 했지만, 주요 내용은 광고이다. 중국에서 뉴미디어로 분류되는 매체 중, 유일하게 짭짤하게 수익을 올리고 있는 분야로, 미디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먼 얘기인 듯하다. 휴대폰 번호를 두 개씩이나 사용하고, 인터넷 사용자의 숫자가 나날이 폭발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뉴미디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 아직은 미래완료형이다.

베이징 = 이재민 통신원 / 북경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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