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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꼭지 넘어 또 한 꼭지… 쉴새없는 생방 등산 …

|contsmark0|‘꼭지 pd’.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들을 일컫는 말이다. 다소 자조적인 이 표현은 그들의 어려움을 짐작하게 한다. 한 pd는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을 가리켜 ‘고생만 있고 영광은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정적 표현의 원인은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의 고된 일상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밤샘 편집 후 이어지는 생방송.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 대부분은 극심한 과로에 시달린다. 방송 3사 공히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에게 떨어지는 ‘꼭지’는 대략 한주에 2∼3개. 그야말로 ‘찍고 또 찍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mbc의 한 pd는 “어쩌다 지방출장이 연달아 걸리기라도 하면 방송이 끝나자마자 다시 출장을 떠나야 하는 일도 허다하다”면서 이러한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에게 불규칙한 생활과 수면부족 및 과로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을 괴롭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제작시간이다. 보통 한 아이템당 pd들에게 허락되는 촬영시간은 길어야 하루 정도. 기획, 촬영, 편집을 2∼3일에 해결해야 하는 제한된 환경속에서 아이템에 대한 사전 조사 혹은 답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sbs <출발! 모닝와이드>의 박기홍 pd는 “신문기사나 통신 혹은 전화로 확인된 정보만 믿고 촬영을 나갔다가 ‘속았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어떻게든’ 그림을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서 “제한된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은 운에 맡길 뿐”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매일 생방송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금쪽같은 시간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mbc <화제집중 생방송 6시>의 조연출을 맡고 있는 이동희 pd는 “오후 6시 생방송을 앞두고 당일 오후에 취재가 끝난 적도 있다”면서 “방송직전에 나온 원고를 리허설 한 번 없이도 실수없이 읽어주는 성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생방송 정보, 특히 아침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시작은 거의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매년 고정배치되어온 사실은 직접 연출을 맡은 pd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 pd는 “아침 생방송 연출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다음 해 방송 아이템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까지 말하기도 한다.지난해 말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kbs tv2국 은희각 pd는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이 빠지기 쉬운 매너리즘에 대해 지적하며 이의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제작관련 자료들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제시한다. “매번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기록을 토대로 할 때 이전보다 좀더 발전된 형식과 내용 개발이 가능하며 후배 pd들에 대한 교육 역시 체계화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다른 어느 현장보다 생기넘치는 곳이 또한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이다. kbs <생방송 좋은 아침입니다>의 최태엽 pd는 “어떤 프로그램보다 시청자들과 가까이 있는 프로그램이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이라며 “아침의 기분좋은 소식의 여운이 시청자들에게 하루종일 남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성격상 다양한 내용과 접근방식이 가능한데 이로 인해 “몸은 고단해도 일은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pd들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또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이 종종 ‘pd사관학교’로 불리우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은 신참 pd들이 선배 pd들의 다양한 노하우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sbs <출발 모닝와이드>를 이끌고 있는 장광호 차장은 “단 10분의 프로그램이더라도 하나의 작품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의미에서 ‘꼭지 pd’라는 말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을 덧붙였다.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은 대부분 팀웍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은 ‘이름없는 pd’라 할 수 있다. kbs의 모 pd는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pd들을 “공중전 시대에 소총으로 전투하는 소총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항상 움직이는”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변변한 상 하나 받기 힘들지만 화려한 프로그램들에 앞서 존재하는 것이 생방송 정보과 같은 데일리 프로그램이다.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해야할 프로그램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pd들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 하겠다. <남은지>|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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