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BS1 시사기획 <쌈> ‘김앤장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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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탐사보도팀은 지난해 3월 ‘외환은행 매각의 비밀’(3월 19일 방송, 최문호·이영섭 기자)을 방송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취득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들을 낱낱이 확인해줬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뒤 탐사보도팀의 최문호·이영섭 기자는 시사기획 <쌈>을 통해 ‘김앤장을 말한다’ 1·2편(15·22일 방송, 오후 11시 40분)을 제작했다.


이영섭 기자는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의혹을 취재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이 과정에 법률 자문을 한 사실은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며 “그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향해 있던  국민적 의혹 등을 밝혀내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실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김앤장을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앤장의 모든 인터뷰는 성우 더빙을 해야 했다. 목소리를 더빙한 것은 시청자에게 인터뷰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인터뷰 대상자의 신변보호 때문이었다. 박병무 전직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제외하고 인터뷰한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가렸다.


취재과정 내내 김앤장의 내부 건물은 보여지지 않았다. 김앤장 소속 관계자가 직접 나서서 답변을 한 경우도 없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공문을 통해서만 KBS 제작진에게 공식적인 답변을 했다.
우리나라의 전직 고위 관료들-이헌재, 한덕수, 한승수 씨 등은 김앤장의 고문위원으로서 연간 수 억 원의 돈을 받았다. 재정경제부,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에서 지난 11년 동안 김앤장으로 이직한 46명의 관료들은 최소 900만원이 넘는 돈을 매달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법무법인으로 같은 기간 전직 관료가 2~4명 이직한 것과 비교된다.


김앤장 변호사들은 다른 곳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2005년 소득을 알 수 있는 206명 변호사 중 연봉 10억 대 이상 받은 변호사가 53명이나 됐다. 제작진이 예상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연간 매출은 3700억 원.


김앤장이 맡은 사건을 분석해도 이 같은 내용은 뒷받침된다. 사법연감에 등재된 전체 민사사건 중 2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은 78%를, 1억 원 이상의 고액은 3%였던 반면 김앤장은 1억원 이상의 고액사건 수임이 77%에 달했다. 형사사건에서도 최태원 SK회장, 김우중 전 대우사장, 김인규 전 현대아산 사장 등 대기업 총수, 고위 기업 관리자 등의 사건을 주로 맡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매달렸던 제작진이 정말 말하고 싶은 점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임지봉 서강대 법과대학 교수는 “변호사는 그 사회에서 공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 점에서 일반적인 비즈니스 맨과 구별된다”며 “변호사는 법률을 통해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를 책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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