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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배의 극복은 가능한가
- MBC, SBS 사장 선임을 보고

|contsmark0|최근 mbc와 sbs의 최고 경영자가 바뀌었다. 이로써 정권교체 이후 각 방송사의 경영진은 이제 완전히 그 면모를 일신한 듯 하다.그러나 여전히 남는 문제는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계기가 방송사 경영진의 물갈이로 이어졌다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과잉이 빚는 이같은 풍토는 비단 언론과 방송의 영역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 전반의 많은 분야 또한 여전히 권력의 향배에 따라 인사가 좌우된다. 우리가 정말 시급히 척결해야할 과제는 그래서 정치과잉, 정치지배의 구조를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극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언론의 경우는 이 권력의 문제가 다른 어느 분야보다 더욱 심각하게 인식돼야 한다. 지금까지 강조하고 지적된 이상의 중요성을 거듭거듭 되내이고자 한다.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방송사의 경영진이 1년 안에 줄줄이 교체되는 오늘의 상황은 결코 우리의 지향점이 아니다. 우리 방송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은 더 이상 방송사의 인사가 정치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그런 토양이다. bbc의 사장임기가 10년간으로 완벽히 보장되어 있는 것은 권력의 입김을 배제하고 방송의 진정한 독립을 보장하는 틀이 갖춰진 탓이다.혹자는 민주적으로 진전된 정권의 혜택(?)으로 그동안 왜곡되어온 방송사 인사가 바로 잡히는, 불가피한 과정으로 설득될 수도 있다. 또 현정권의 경우 방송사 경영진의 선임과정에 잡음을 파생시키지 않았음을 평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정권이 방송개혁을 둘러싸고 그동안 보여온 행태는 결코 이 땅의 권력은 방송에 대해 선의를 갖고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 그 어떤 권력이 들어서도 끄떡 없이 방송이 제 갈길을 가는 날은 분명 아직 열리지 않았다.모 방송사의 사장이 특정 지역 출신이라든가, 또다른 모 방송사가 앞 방송사의 주총결과를 보고 사장을 결정하고 특정 지역 출신을 이례적으로 경영진에 기용했다든가 하는 결과는 그래서 결코 오해와 억측일 수 없는,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방송풍토의 필연적 산물임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느냐라든가 책임이 누구에게 귀결되는 문제인가를 딱히 지적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우리 방송의 한계상황이 어디쯤인지를 말해준다. 여전히 우리 방송은 저 무서운 마귀와 같은 권력의 사슬에서 결코 놓여나 있지 않다. 그것이 오늘의 착잡한 상황을 도래시킨 근원적인 문제이다.선임과정의 투명성이 일정부분 제고되었다고 강변해도, 현정권이 최초의 진정한 민주적 정권임이 분명하다해도 우리 방송은 아직 갈길이 멀다. 어쩌면 이르기 어려운 만큼 너무 멀고 험난한 길이 아닐까 지극히 비관적이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가 관습화된 정치과잉의 시기를 벗어나는 단계까지가 바로 그 길인데 과연 그것이 언제 어떻게 가능할까?|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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