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24시 - 가요· 쇼 프로그램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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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 프로도 할 말 있다
  • 승인 199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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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가요·쇼 프로그램을 제작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으십니까?”이런걸 우문이라고 하는가. 취재 중에 만난 가요pd들은 도무지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음악이 좋아서, 단지 노래가 좋아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프로그램에 빠져든다는 것. mbc <가족캠프>의 송승종 pd는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이 나를 끌어당긴다.”고 말한다.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의 박해선 pd는 고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행복론을 펼친다.“검사라면 하루종일 ‘저 사람이 무슨 잘못을 했을까’만 생각하고, 의사라면 ‘칼로 이렇게 자를까, 저렇게 자를까’만을 고민할 것이다. 나는 하루종일 좋은 노래만 듣고, 좋은 음악만 생각하는데 이 얼마나 축복이고 행복인가.”프로그램과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그것에 이들 가요pd들은 사명을 갖고 있다. 녹화시간이 저녁시간과 겹쳐있는 것을 고려해 방청객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나눠준다는 mbc <가요콘서트>의 김명수 pd는 “우리 프로그램으로 말한다면 매주 ‘화요일은 미니콘서트가 있는 날’이라는 분위기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방청석을 꽉 메워주는 방청객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가수가 ‘박수’로 산다면 가요pd는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살아가는 것 아닐까.이렇듯 대중들에게 사랑 받고 그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는 가요·쇼 프로그램들의 초창기 모습은 지금 우리의 눈으로는 조금은 우습다. 스폰서의 상품명을 그대로 딴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하니 지금으로선 쉽게 그 모습을 떠올리기도 어렵다. 그렇게 먼 그 당시부터 20여 년 넘게 가요·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고참pd들을 보더라도 그들의 노력과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그러나 아무리 자기 프로를 사명으로 알고 그것을 기쁨으로 제작하는 pd들이라 하더라도 외부의 시선들에 힘든 속내를 내비춘다. 최근의 방송개혁 바람이 불면서 ‘동네북’이 되는 듯한 서운함을 갖게 된 것이다. mbc 송승종 pd의 말이다.“도대체 쇼와 공영성이 무슨 함수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잘못된 일방적 매도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타겟 오디언스’가 있기 마련이다. 이 프로그램들을 ‘10대 프로그램’으로 부른다면 어른의 시각으로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모든 방송에 대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으라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sbs <인기가요 20> 백정렬 pd도 우리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는 다양성을 아쉬워한다.“방송의 공영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타겟’ 1호가 되는 것이 가요·쇼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10대 위주 가요 프로그램들인데 그래봐야 각 방송사 별로 주 1시간 정도의 방송시간 아닌가. 이 정도도 없다면 청소년들은 어디에서 그들의 쉴 곳을 찾으란 말인가.”가요·쇼 프로그램을 만드는 pd의 ‘서운함’은 조금은 깊은가 보다. “tv의 그 다양한 기능 중에서 오락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락프로그램에 ‘건전성’만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imf 사태가 마치 오락프로그램의 잘못인양 매도되고 있는데, 이것은 tv의 보도나 사회감시의 기능에 대한 지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kbs의 모 가요pd)이들의 말이 단지 가요·쇼 프로그램이 위축되어있는 상황에서 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 한 pd는 경제적인 논리로 본다하더라도 차라리 활성화 되어야한다고 말한다.“일본 가요를 개방한다면서 우리의 가요를 위축시킨다면 우리 가요의 경쟁력은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 현재 일본은 ‘소프트 락’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가요시장은 대만 등의 해외시장에서 입증되다시피 댄스가요가 강세이다. 청소년들이 일본문화에 종속될 우려를 한다면 우리 가요를 키워내는 것이 마땅하다.”알게 모르게 고급문화에 대비되어 즐기면서도 천대하는 우리 풍토에 송승종 pd는 이런 사례를 든다.“전에 ‘빅 3’라 불리는 세 명의 테너가 ‘마이웨이’를 불렀던 70대의 노가수 앞에서 ‘마이웨이’를 부르면서 그에게 찬사 보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대중문화와 대중음악이 대접받는 그들의 풍토가 부럽다.”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아우르는 시대적인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각자가 살았고 살고있는 시대적 흐름을 즐기는 것은 당연하다. <가요무대>는 <가요무대>대로, <인기가요>는 <인기가요>대로의 다양성과 역할이 있지 않을까.“그 시대의 젊은 세대들은 그 당시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늙어간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댄스음악을 좋아한다. 아버지에게 ‘h.o.t’를 강요하지 못하듯이, 아들에게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강요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 시대와 함께 늙어 가는 가요가 필요하다. 그것을 가지고 다른 세대가 뭐라 하는 것은 무지한 일이다.”고 지적한 kbs 박해선 pd의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contsmark1|<이 대연>|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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