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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개편에 주어진 과제
  • 승인 1999.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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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각 방송사의 프로그램 정기개편이 임박한 시점이다. 바야흐로 방송사 간에 피를 말리는 편성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쨌든 개편안이 확정되어 발표되면 각 방송사는 자신의 편성전략이 무엇인지를 만천하에 드러내게 된다.특히 새로운 사장이 선임된 방송사들은 신임 사장이 어떤 편성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 주게 될 것이다. 이른바 공영성 논의가 한창이었던 지난 몇 개월의 경과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도 궁금하다. 또한 신임 사장들을 비롯한 공중파 3사의 최고경영자들은 취임 일성으로, 혹은 입만 열면 공영성을 외쳐왔는데 그들의 방송철학이 진실로 그러한 지도 검증될 수 있는 좋은 기획인 듯 하다.대체로 제작일선의 pd들은 그동안 방송사들이 겉으로 떠벌리는 그럴 듯한 방송관과 실제로 방송사 내부에서 종용하는 방송관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봄개편은 좀 유별난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방송개혁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과 열띤 논의들이 있어 왔다. 여기에는 항상 빠지지 않는 토론의 화두가 있으니 ‘공영성’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개월은 이 ‘공영성’을 어떻게 구현하고 강화할 것이냐로 논쟁을 이어온 것이 사실이다. 방송구조 개편에 한마디 거들겠다는 사람은 모두들 ‘공영성’을 빠짐없이 거론하지 않았던가!과연 이처럼 방송개혁의 핵심적인 주제였던 ‘공영성’은 이번 개편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까? 우리는 이를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자 한다. 그저 언제나 명분과 사회적 압박에 밀려 억지로 내뱉은 구두선에 불과한지 아니면 방송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이번에는 제대로 실현될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영성’이라는 말은 실제로는 그 관념적 어의가 말해주듯 다종다양한 해석을 낳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방송인들은 제각기 필요에 따라 이를 이용하고 왜곡하고 포장해온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또 이번에도 편성안을 내놓으면서 방송사들은 공익과 공영 등의 단어를 빠뜨리지 않고 제각기 편성철학의 뼈대라고 강변할 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분명히 잘 알고 있다. 무엇이 공영적이고 무엇이 비공영적인지를 말이다. 단지 시청률만 낮으면 공영적인 프로그램이라거나, 시청률이 잘 나온다 싶으면 무조건 선정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이 또 얼마나 편협한 잣대인 줄도 알고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선정과 폭력, 단세포적 흥미만을 좇는 프로그램은 분명히 구분된다. 또 우리 사회의 현안을 도외시하거나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프로그램, 미래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지 못하는 프로그램도 찾아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이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시청률 경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중복편성 등의 행태가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어떤 근거도 찾기 힘들다. 오히려 시청률 경쟁에서 뒤쳐지는 일부 교양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홀대받으리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아마도 최근 방송구조의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이번 봄개편을 유심히 지켜보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해야 할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만약 그 기대를 저버리고 퇴행하는 모습을 방송이 보여준다면 이는 곧 방송전반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과 원망을 이어질 것이다. 다시 한번 촉구하지만 각 방송사들은 이번 개편에 분명하고 올곧은 방송철학을 보여라! 그 길만이 방송이 살고 방송인이 사는 길이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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