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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진흥원을 방송인에게 - ⑤ 연재를 마치며
  • 승인 1999.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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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4월 21일 전국방송노조연합(회장 현상윤) 의장단들은 방송진흥원의 이경자 원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방노련은 방송인총연합회의 문제제기 연장선에서 현 방송진흥원에 방송현업단체가 배제되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 원장은 ‘무엇이 배제되어 있다는 것인지 정관을 다시 자세히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러한 진흥원의 태도에 방송인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최근 진흥원은 방송회관의 위치를 알려주는 ‘한국방송회관’ 표지판을 거금을 들여 ‘한국방송회관/한국방송진흥원’이라는 표지판으로 바꾸었다.(사진) 방송현업인들은 이것을 진흥원이 지금은 사라진 구 사단법인방송회관에 대한 견제의식이 지나쳐 매우 히스테리한 양태로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진흥원은 방송회관 건물관리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인은 “오히려 국민전체에 더 홍보해야할 방송위원회가 표지판을 달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방송진흥원이 방송회관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방송진흥원의 절반은 방송회관이고 그 방송회관은 방송인들이 주인이라는 주장은 재삼 되풀이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방송현업단체들의 주장을 배려하겠다는 진흥원의 태도는 공허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최근 영화 ‘쉬리’ 상영회를 개최하면서 통합 후 첫발을 딛은 방송클럽에 대해서도 여러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방송클럽은 방송문화 향상과 방송인의 친목도모에 기여할 목적으로 회관 건립 후 작년 9월 방송의 날을 맞아 출범하였다. 이러한 방송클럽도 통합의 여파에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 설립취지를 잃어버렸다. 방송클럽의 당연직 운영위원장으로 되어있던 방송회관 이사장직이 통합으로 없어지자 방송진흥원의 원장이 운영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름지기 방송인들의 모임인 방송클럽이라면 적어도 방송출신의 덕망있는 인사가 운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방송인들로 구성된 현실적인 클럽대의기구를 새로 꾸려야 한다는 의견들도 제시된다. 이에 대해 방송클럽의 실질 관리를 맡고 있는 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통합으로 진흥원 원장이 방송클럽의 운영위원장을 맡는 것은 당연한 승계다. 또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클럽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통합 후의 조정되는 클럽정관도 규약에 따라 개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 클럽 운영위원회에는 4명의 현업단체 운영위원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방송진흥원의 태도는 한국언론재단과 비교해보면 더욱 비교된다. 건물 임대료, 공익자금, 정부광고대행수수료 등의 수입 구조를 갖고 있는 언론재단은 올해도 30개 단체에 10억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지원을 받는 방송현업단체도 pd연합회를 비롯 10여 개에 이른다. 또 언론재단은 출판지원, 행사지원 등 현업단체들과 상시적인 교류를 맺고 있다. 언론의 현업단체인 기자협회가 언론재단의 당연직 이사로 되어있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이다.통합방송법이 개정된다면 ‘방송발전자금’이 조성될 예정이다. 방송진흥원은 이러한 재원을 적극 활용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간 조성되어 오던 공익자금과 앞으로 조성될 예정인 방송발전자금의 원천적 제공자였으면서도 그 동안 소외받아왔던 방송관련부분에 우선적으로 쓰여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신문관련단체들은 방송발전자금 용도에 ‘언론공익사업"을 명시하라는 의견을 낸 바 있고, 이에 방송현업단체들은‘원칙적으로 반대의사는 없으나 장기적으로 자체자금 마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신문업계는 이러한 부분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익자금이 방송발전자금으로 바뀌자 신문업계에서 차제에 ‘재정독립’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모색하다가 결국 종전처럼 방송발전자금에 ‘편승’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방송진흥원 사태의 핵심은 통합 과정에서 현업단체들이 배제되었다는 것인데 정관개정이 그 해결의 시작이다. 진흥원 내부에서는 ‘이 시점에서 정관개정은 바깥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것은 진흥원의 관리·감독기관인 문화관광부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방송회관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을 방관한 방송협회도 방송회관을 방송인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방송인들의 오랜 염원인 방송회관이 …… 준공되었다. 본 회관이 뉴 미디어 시대의 선진문화 창달과 방송인들의 친교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면서 …”하는 방송회관 앞 기념비의 문구는 그냥 그렇게 ‘기념비’로만 남겨질 것인가.<이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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