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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 돌 맞은 <시청자칼럼> 기획하는 KBS 이규환 CP
기자와 PD가 만드는 KBS <뉴스투데이>의 김현 PD
CBS 신임 PD협회장 신동원 PD
표절근절모임 하이텔 ‘No Copy’ 대표시삽 김형래군
  • 승인 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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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양보다 질이 중요”방송 한 돌 맞은 <시청자칼럼> 기획하는 KBS 이규환 CP‘백발 CP’.KBS의 한 PD는 이규환 CP를 이렇게 불렀다. 이규환 CP의 머리가 하얗게 세어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백발을 휘날리며 공영성을 전파하는 ‘도사’처럼 보이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공영성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방송은 여러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방송이 사회변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다.”<시청자칼럼, 우리사는 세상>, <환경스페셜>, <정수복의 세상읽기>. 그가 기획을 맡고있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의 의지를 직접 느낄 수 있다.이 세 프로그램의 공통점? 그가 말하듯이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규환 CP는 ‘시청률이 낮은 프로가 공영성이 높다?’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 시청률이 낮아도 프로그램의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고 말한다.“예컨대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단 1%라고 해도 장애인들이 보고있다면 목표가 달성된 것이다.”그럼에도 ‘안보는 공영성 높은 프로는 소용없다, 더 많은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이 이규환 CP의 고민. 그러나 ‘시청률 낮은 대표적 프로그램’인 <정수복의 세상읽기>의 경우 더 많은 사람이 보게 해야 하지만 꾸준히 보아오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면서까지 시청률을 높이지는 않겠다는 전제를 단다.“보는 사람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시청률이 낮은 것은 보는 사람이 적은 것이고, 즉 그 프로그램으로 영향받는 사람도 적다’라는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1차 접촉도는 낮아도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오는 15일 방송 한 돌을 맞는 <시청자칼럼, 우리사는 세상>은 그가 말하는 ‘방송의 사회변화 기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참여해 잘못된 원칙을 고치는 사람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건강한 사회로 바뀌는 원동력은 시민의 힘이다.”한 시민이 버스에서 거슬러주지 않은 단돈 500원 때문에 그 몇 배의 우편료를 들여가며 돌려 받은 것은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이규환 CP.통일에 대한 마인드를 공유하고 통일과정과 그 후를 예측하는 것에 우리 방송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또 다시 할 일을 찾아 나선다.앞으로 <환경스페셜>을 통해 남북이 함께 ‘DMZ 지역 환경다큐’를 제작하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흰머리’를 날리면서 공영성을 전파하러 프로그램 속으로 ‘하산"을 준비한다.<이대연> 이질적인 두 집단이 만드는 새로운 시도기자와 PD가 만드는 KBS <뉴스투데이>의 김현 PD 지난 봄 개편에서 KBS가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형식의 뉴스라며 마련했던 <뉴스투데이>. 기자와 PD가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7명의 기자와 12명 PD의 협업, 과연 얼마나 잘되고 있을까? <뉴스투데이>에 자원한 PD 중의 한 사람 김현 차장을 만났다.“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했고, 뉴스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김현 PD가 말하는 <뉴스투데이> 선택 이유. 김현 PD는 KBS <일요스페셜>을 5년 이상 했던 다큐멘터리 전문 PD이기도 하다. “<일요스페셜>에서 사실의 본질을 중시했다면, 뉴스는 그 출발이 오늘 있었던 일을 오늘 방송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표현할까 보다는 시간과의 전쟁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다큐멘터리를 할 때 비해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지만 오늘 방송되어 유익한 정보를 전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사실 속성이 다른 기자와 PD가 함께 일하는 데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별 문제없이’ 잘 진행되며, 기자와 PD가 함께 일하는 것이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어떤 조직이든 서로 이질적인 것끼리 만나면 새로운 시도가 나올 수 있다. 무엇이든 빠른 시간에 처리하고 시의성을 발빠르게 반영하는 것은 PD들이 배워야 하는 것이고, 기자들은 5분짜리 리포트라도 구성과 시청자의 마음을 당기는 TV적인 표현을 배울 수 있다.”<뉴스투데이>가 간단한 주제에 대한 지나치게 긴 리포팅으로 ‘늘어지는’ 감이 있다고 기자가 지적하자 김현 PD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어떤 프로그램이건 처음 대하는 형식일 경우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시사매거진2580>이나 은 저런 형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시청자들이 생각하며, 뉴스는 뉴스대로 짧은 리포팅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뉴스투데이>는 그날의 중요한 이슈를 축약적으로 다루지만 그 중 일부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여태까지 한국의 뉴스관행이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낯설어’ 보일 뿐이다. 단일 뉴스를 앞으로 보내고 기획 아이템을 뒤로 배치해서 훨씬 더 안정되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김현 PD는 <9시 뉴스>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우선 순위로 선택한다면 <뉴스투데이>에서는 ‘무엇이 더 유익한지’를 1순위로 놓는다는 것이다. 세간의 평가처럼 결코 아이템 연성화가 아니라는 뜻이다.뉴스매거진 등 뉴스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고, 프로그램 타이밍을 고려해 그것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김현 PD. 그의 바람처럼 <뉴스투데이> 역시 ‘시청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사회진보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이서영> 그 순수함과 개혁성에 기대를 건다!CBS 신임 PD협회장 신동원 PDPD의 자질을 논할 때 가장 큰 덕목으로 꼽는 것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개성과도 통하는 단어라서 그런지, PD들은 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다. 신동원 PD도 예외는 아니다. 그를 대할 때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참 독특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참 독특하다.우리는 지난 봄 33일간의 파업을 감행했던 적이 있다.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실존적 고민과 행태속에서 파업이 노동자들을 얼마나 깨어나게 하는지 실감했다. 그 속에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사실들(예를 들면 방송인이라는 허위의식과 동료애 등등)을 다시 한번 각인하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그 뜨거운 동료애 속에서 평소에 내보이지 않았던 끼와 정열을 보았고, 여러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그 파업스타들 가운데 한 사람이 신동원 새 PD협회장이다.파업이 장기화되고 너도나도 지쳐있을 때 우리는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그 때 신동원 PD는 조합원들 앞에서 감동적인 설교를 했다. 믿음이 부족한 자들이 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는지, 왜 개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지 그는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파업이 끝난 후 우리는 신동원 PD를 PD협회장으로 뽑았다. 파업기간 동안 다른 직능단체의 일사불란한 모습과는 달리 PD들은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표현했고, 그 때문에 리버럴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러나 PD들이 일사불란하다면 그게 어디 PD인가? 그 다양성을 묶어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CBS PD협회는 할 일이 많다. 파업기간중 마음 상했던 PD들을 어루만져줘야 할 것이고, IMF 경제 위기 이후 대등한 관계가 깨졌던 경영논리와 방송논리의 균형을 잡아야 하고, PD들의 자율성과 권익을 지켜내야 한다. 그 일을 기꺼이 자청한 신동원 새 PD협회장의 포부를 들어보자. “CBS 개혁에 앞장서는 것이 최우선이다. 또 방송민주화투쟁을 통해 공정방송을 준수하고, 좋은 방송을 위한 편성전략을 연구해 PD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회원들간의 친목 도모는 기본이다.”신동원 PD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회 내에 회원간의 친목 및 화합을 도모하는 공동체담당, 편성정책연구담당, 대외협력담당, 여성분과 등을 설치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또 인터넷에 ‘CBS PD협회보’를 올리는 것도 현재 추진중이라고 한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연은 날지 않는다”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한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신동원 PD. 현재의 어려움을 문제삼아 좌절하기 보다는 그 어려움을 창조적인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신동원 CBS PD협회장.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가진 그 ‘순수함’과 ‘개혁’에 대한 신념에 기대를 건다.<이덕우 CBS 선교제작실>“시청률 높으면 표절도 상관없나요?”표절근절모임 하이텔 ‘No Copy’ 대표시삽 김형래군“몇년 전, 일본이 김치를 자기네 음식인 냥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며 이 실태를 고발하던 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할 자격이 있을까요?”표절근절모임인 ‘No Copy’의 대표시삽 김형래 군. 겨우 중학교 3학년생인 그가 토해내는 표절에 대한 생각들이 예사롭지 않다. “아, 이것 참 괜찮은데”라고 생각했던 프로그램이나 가요들이 ‘표절’이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다는 김군은 PC동호회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표절에 대한 논의들을 한데로 모으고 이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서기 위해 동호회 ‘No Copy’를 만들었다고 한다.하이텔에 있는 이 모임에는 가요, TV프로그램, 소설 등의 항목으로 이루어진 표절제보란, 표절토론방 등이 설치되어 활동 중에 있다. 김 군은 요즘 표절 의혹을 사고 있는 몇몇 프로그램의 표절 여부가 제대로 가려지지도 않고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 데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한다. “시청률이 모든 걸 덮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표절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알면서도 ‘재미있으니까…’ 모든 것을 용서해버리는 우리나라 시청자와 방송사를 보고 있으면 정말 화가 납니다.”그는 표절을 통해 손쉽게 성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자기방어논리의 하나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니 ‘창조적 모방’이니 하는 말들을 갖다 붙이는 데에도 적잖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창조적 모방이라는 것은 결국 원작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발전’이나 ‘진보’의 모습이 발견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닌 그저 따붙이기에 급급한 졸작을 가지고 창조적 모방 운운하는 것은 정말 지겹습니다.”김 군은 또한 다른 가수의 표절의혹은 집요하게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서는 관대한 또래집단의 ‘이기주의’를 비판하기도 한다. 3집연속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H.O.T를 대놓고 비판했다가 여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일보직전에 이르기도 했다고. 김군은 아이돌 산업이 ‘어른들의 농간’이란 말도 서슴지 않는다.사랑타령 가득한 가요가 싫어 올드 팝을 즐긴다는 김형래 군은 얼마전 MBC 통신게시판에 표절의혹이 있는 가요에 대한 문제제기를 올렸지만 MBC측은 수신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며 방송사들이 대중의 의견에 귀기울일 자세가 되어 있느냐고 따진다.김 군과의 인터뷰의 결론은 결국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속아만 주지는 않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한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억지로 봐야하는 갖가지 광고, 그 뒤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거기엔 어떤 가수가 출연했고, 이 프로그램 뒤에는 이 가수가 등장하는 광고가 다시 이어지죠. 인기스타, 시청률, 광고…. 보고 있자면 TV는 다 ‘돈뭉치’의 퍼레이드 같아요."김형래 군의 방송평이다. <남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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