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
상태바
현장진단
“이산 1세대, 사라지기 전에 무조건 만나야”
  • 승인 1999.06.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서해 남북 교전사태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남북 차관급 회담 등 대북화해협력정책의 계속적인 추진을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중점 거론될 것이 확실시되던 남북이산가족의 상봉 실현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간 이산가족의 상봉은 인도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쟁점으로 다루어져 그때 그때의 남북관계에 따른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러왔다.이러한 가운데 kbs와 mbc가 각각 6월 중 방송예정인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은 83년 kbs의 대대적인 남남(南南) 이산가족찾기 이후 최대의 이산가족찾기 방송이 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kbs 1tv는 오는 17일과 24일 두차례에 걸쳐 특별생방송 <남과 북,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방송한다.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응 cp는 프로그램의 기획배경에 대해 “한반도 최대 비극인 이산가족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세기말적 바램의 결과”라고 설명하고 호응여부에 따라서 주간 프로그램으로 고정편성될 수도 있음을 밝혔다. 위성 1tv, 사회교육방송을 통해 동시 생중계되는 이번 방송은 올해 사회교육국에 도착해 있는 130여통의 편지를 중심으로 남·북한이산가족들간의 생사확인작업이 주된 내용이 될 예정이다.오는 23일 방송될 mbc의 남북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이제는 만나야 한다>의 후속작업으로 지난해 방송 이후 이루어진 상봉사례를 소개하고 당시 접수됐던 남한쪽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 사실과 북에서 온 편지 사연을 소개할 예정이다.이러한 남북이산가족찾기에 방송이 나서기 시작한 것은 분단 후 50년이 지난 작년 6월로, 정권교체 이후 새로워진 대북정책을 등에 엎고 당시 mbc와 sbs가 남북이산가족찾기 방송을 진행해 일정한 성과를 거둔바 있다. 먼저 mbc는 98년 4월부터 와 <이제는 만나야 한다>ⅠⅡⅢⅣ 등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총 38시간을 할애한 바 있으며, 후속작업을 통해 800여통의 편지를 북측에 전달하고 이중 150여가구가 상봉에 성공했다. sbs의 <분단 50년, 혈육을 찾습니다>는 방송당시 총 8건의 생사확인에 성공했으며, 접수된 사연 400여통 가운데 상당수를 북측 당사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지난 23년간 남북이산가족찾기 방송을 계속해온 kbs 사회교육방송은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를 통해 총 22만통에 이르는 국외 이산가족들의 편지를 접수했으며, 이중 약 6백여통에 이르는 북 이산가족의 편지 중 100여통이 사회교육방송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생사확인까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같은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연출했거나 하고 있는 각 방송사 pd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은 이산 1세대가 사라지기 전에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sbs의 <분단50년…>을 제작했던 강선모 pd는 “이미 절반 이상이 70세를 넘어선 이산 1세대가 사라지기 전에 인도적 차원에서 무조건적인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mbc <이제는…>을 제작했던 박정근 pd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며, 정부가 전면에 나설 수 없다면 상봉비용만이라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동안 남북한 당국자들의 정치적 계산과 줄다리기로 번번이 혈육상봉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이산가족들이 자신의 혈육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각종 상봉주선단체나 북한왕래가 가능한 특정인에게 일정 금액을 사례비로 주고 제3국 등지에서 재회하는 방법으로 이산가족 한 가족이 혈육을 찾는데 드는 비용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음성적 거래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산가족을 통해 돈벌이를 한다는 식의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며, 방송3사 모두 이산가족찾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상봉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 역시 제기되었다. 그러나 담당 pd들은 이러한 시각을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강선모 pd는 “정부를 포함한 전사회적인 무관심 속에 그나마 이산가족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음성적 채널”이라고 지적했으며 박정근 pd 역시 “일부 언론에서 ‘상봉단가’ 운운하며 이산가족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소망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그러나 방송을 포함한 각종 비정부적인 상봉채널은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방송사가 상봉비용 모두를 부담하기는 어려우며, 이 또한 선택받은 소수의 몫이다. 방송사 이외 채널의 경우 비용부담이 가능한 몇몇 이산가족들만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더이상 이산가족 개인이나 방송사에 그 노력을 떠넘겨서는 안되며 이에 대한 지원이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오는 23일에 방송될 mbc의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을 준비중인 최병륜 pd는 “방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결국 정부를 포함한 사회적 무관심”이라면서 “이산가족찾기 방송의 역할은 이산가족 상봉에 앞서 국민적 관심사를 환기시키는 데 있다”고 말한다.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편성하는 것이 방송사의 몫이라면 이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의 부담은 결국 정부와 공공 단체들의 몫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남은지>|contsmark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