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식 PD의 드라마 연출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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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식 PD의 드라마 연출론 10
쇼트와 쇼트가 충돌해 만든 제3의 의미몽타주의 개념·편집기법의 발달최상식 KBS 드라마제작국장
  • 승인 199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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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1. 몽타주의 개념몽타주(montage)는 원래 불어의 ‘monter’ 즉 ‘조립하다’뜻으로 사용되어 온 건축 용어였으나 이것을 영화예술에 적용시켜 편집의 의미로 사용한 것은 러시아의 영화감독 에이젠스타인이다. 몽타주는 영상언어의 기본으로서 쇼트(shot)와 쇼트를 결합시켜 의미(meaning)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쇼트란 연속되어 있는 하나의 필름 다발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필름의 세포에 해당된다. 마치 세포가 결합하여 물체를 형성하듯이 쇼트라고 불리는 무수한 필름조각들이 조립되어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몽타주는 ‘편집(editing, cutting)’과 동의어로 쓰이고 있으며, 장면분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데꾸빠주(decoupage)도 몽타주와 유사한 개념이다.일차원적인 관점에서 볼 때 편집이란 하나의 필름조각을 다른 하나와 접합시키는 과정이다. 편집을 통해서 사건의 연속적인 흐름을 유지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출발한 편집의 개념이 오늘과 같은 몽타주 이론으로 정립되기까지엔 수많은 실험과 창조의 진통이 있었다. 몽타주 이론의 틀을 마련한 에이젠스타인에 의하면 몽타주는 단순한 쇼트의 결합이 아니라 쇼트와 쇼트가 충돌하여 제3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날 일’(日)과 ‘달 월’(月)을 합하면 ‘밝다’(明)라는 새로운 의미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에이젠스타인은 첫 작품 ‘파업’에서 군인들이 파업을 일으킨 노동자들을 집단 학살하는 장면과 도축자들이 소를 도살하는 장면을 대조시킨 충격적인 몽타주로서 ‘인간도살’이라는 테마를 부각시켰다. 이미지의 충돌을 통한 새로운 의미창조라는 그의 몽타주 이론을 작품을 통하여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2. 편집기법의 발달멜리에스 시대의 영화는 카메라가 고정된 위치에서 배우들을 원경(long shot)으로 찍은 하나의 쇼트로서 구성되었고, 현실의 시간과 영화의 시간이 일치했다. 그러나 1899년 멜리에스가 20개의 장면이 배열된 ‘신데렐라’를 제작함으로서 원시적인 형태의 편집이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 평론가들은 에드윈 포터의 ‘아메리카 소방수의 생활’과 ‘대 열차 강도’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편집의 기원을 찾고 있다. 멜리에스는 각 장면들을 순차적으로 연결만 했을 뿐 편집을 통해서 의미표현을 하거나 보다 상승되는 영상적 효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과 포터의 ‘대 열차 강도’를 비교해 보면 분명한 차이를 알 수 있다.‘달세계 여행’의 스토리를 도식화하면 “과학자들의 회의 - 로켓을 타고 출발 - 달에 도착-달나라 사람 출현-지하 궁전으로 연행 - 탈출 - 로켓 타고 지구로 귀환 - 환영회”의 순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에 비해 포터의 ‘대 열차 강도’는 보다 복잡한 스토리 구조로 짜여져 있다. “역 전신실 - 강도의 잠입 - 우편차 습격 - 강도가 기관차 탈취 - 승객의 금품 탈취 - 객차를 분리하여 강도들 도주 - 기관차에서 내린 강도들 말 타고 도주 - 역사에 묶여 있는 전신기사를 딸이 구출 - 읍 댄스파티 장에 강도 출현을 알림 - 마을 사람들의 추적 - 강도들과 총격전 끝에 일망 타진 - 강도 두목이 관객 향해 권총 발사”. 여기서 주목할 것은 강도들의 도주, 전신 기사의 구출, 민병대의 조직 등으로 시점이 전환되며 다시 강도들의 도주와 민병대의 추적이 교차된다. 이른바 헐리웃 영화의 대표적 편집 방식인 평행편집의 등장하고 있다. 도망자와 추적자의 컷이 교차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높여 나가다가 종말이 가까워질수록 편집의 템포를 점점 짧게 하여 관객의 흥분을 폭발점까지 고조시킨다. 이처럼 스토리를 단선으로 끌고 가지 않고 두 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교차시켜 가면서 극적 긴장도를 높여 가는 편집 방식을 평행편집(parallel editing), 또는 교차편집(cross cutt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편집 기술을 완성한 사람이 바로 g. w. 그리피스 감독이다.‘국가탄생’에서 그리피스는 평행편집 기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흑인 폭도들이 여주인공 일행이 은신해 있는 집을 포위하고 공격을 가한다. 이를 구하려 kkk단이 백마를 타고 달려온다. 폭도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여주인공, 달리는 kkk단, 이 두 가지 흐름이 교차되다가 절대절명의 순간에 kkk단이 도착하여 폭도들을 물리치고 여주인공은 자신을 구해준 애인의 품에 안기게 된다. 이러한 평행편집의 기교는 수많은 서부영화를 비롯하여 ‘인디아나 존스’와 ‘다이하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헐리우드식 활극영화의 영원한 패턴이다.초기 영화는 인물이나 사물의 전체 모습을 화면 속에 담는 것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관객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연극을 보는 것과 같은 시야로 영화를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리피스는 화면을 분할하여 클로즈업, 미디엄 쇼트, 롱 쇼트 등으로 구분하고 한 장면을 여러 쇼트로 해체하여 표현함으로써 오늘과 같은 편집방식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수많은 실험을 통하여 연속편집(cutting of continuity)과 고전적 편집(classical cutting), 주제적 편집(thematic cutting)이라는 세 가지 편집의 유형을 개발하였다. 연속편집은 사건의 연속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생략과 비약을 시도하는 편집방식이다. 영화는 생략해서 보여주되 시공간적 연속성은 충실히 반영되도록 해야한다. 편집으로 인하여 자칫 인과율이 무시되거나 시공간적 혼란이 야기되거나 사건의 연속성이 단절되는 느낌을 주거나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속편집의 과제이다.고전적 편집은 극적인 집중과 감정적 강조를 위해서 고안된 기법이다. 즉 롱 쇼트로서 전체적인 배경과 분위기를 보여준 다음 미디엄 쇼트로 접근하여 인물의 움직임과 표정을 통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고, 클로즈업을 통한 세부묘사로서 관객의 정서적 반응을 극대화시킨다. ‘인톨러런스’의 법정장면에서 괴롭게 손수건을 꽉 움켜쥐고 있는 부인의 손을 클로즈업하여 그녀의 심리적 불안을 암시한 유명한 셔레이드가 바로 그리피스가 보여준 고전적 커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고전적 편집의 절대적인 명제는 배우들의 동작과 조화를 이루어야한다는 것이다. 즉 편집이 배우들의 중심연기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겨 주도록 유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로즈업을 통한 강조와 섬세한 심리표현의 기교를 통하여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 내어 관객을 영화 속으로 몰입시키는 것이 고전적 편집의 핵심이다. 주제적 편집은 현실적 시공간성의 연속을 무시하고 관념들 사이의 결합을 강조한다. ‘인톨러런스’는 각기 다른 시대의 시공을 초월한 네 개의 삽화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간의 인간에 대한 비인간성’이란 주제로 통일되어 있다. 또한 ‘인톨러런스’는 고대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현실적인 시간순서와는 무관하게 작가의 주관적 관점에서 따라 병치되고 있다. 그리피스의 이러한 실험은 시간의 주관적 처리방식 면에서 후세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몽타주 이론을 발전시킨 소련의 영화 감독들은 ‘인톨러런스’를 만든 그리피스의 작업에 그 이론적인 바탕를 두고 있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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