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기 - 광주 MBC, 대구 MBC 공동기획 <대구로 광주로…>
상태바
제작기 - 광주 MBC, 대구 MBC 공동기획 <대구로 광주로…>
지역감정? 젊은이에겐 없다!김민호광주MBC 편성제작팀
  • 승인 1999.07.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특집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라는 전달을 받고 막막하기만 했다. 2시간 생방송을 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대구mbc와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한다는 것도…. 지역감정 해소(?)라는 주제도 주제려니와 기존 프로그램을 하다 갑자기 합류한 생소함까지. 난 이렇게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프로그램에 첫발을 내려놓고 있었다.며칠 후 나는 기획회의를 위해 내가 10여년전 군생활을 했던 곳, 대구 그래서 어느 정도 친근함이 있는 곳을 향해 88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대구mbc에 도착하는 3시간 반동안 내내 휴가를 나와 귀대하던 10여년 전처럼 난 착잡해 하고 있었다. 어떻게 동서화합이란 주제로 2시간동안을 풀어 나갈 수 있을까? 어떤 것을 담아야 하는가? 동서화합이란 타이틀로 개최되는 행사를 취재했을 때 매번 느꼈던 식상함과 진부함, 그래서 이런 류의 행사는 없어져야한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나의 이런 고민은 대구mbc에 도착해 담당pd(남우선, 채재휘pd)를 만나면서 한낱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우리는 젊었고 무엇보다 의욕에 불타 있었다. 첫번째 만남에서 대구에서는 전남대 교류학생의 대구살이와 영호남대학생 미팅을, 광주에서는 경북대생의 광주살이와 호남사투리 퀴즈, 영호남교류일지를 맡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5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방송은 각사의 사정과 파업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고 난 후 6월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최종 결정됐다. 이제 모든 것을 잘 준비하면 되는 것. 그러나 암초는 곳곳에 있었다. 가장 큰 암초는 지역감정이란 무엇인가라는 기초적인 질문에서부터 발견되었다. 과연 지역감정이란 무엇인가? 취재를 하면서 경북대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광주나 대구나 사람들은 똑같다라는 얘기다. 젊음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그들을 붙잡고 전라도에서 생활해 보니 어떤가에 대한 질문들은 우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역감정에 대해 학생들은 기성세대 혹은 정치꾼들이 이용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호남의 물리적인 벽과 심리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있는 경북, 전남대 교류학생들의 전라도, 경상도 살이를 통해 영호남 화합의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는 애초의 기획의도가 흔들리고 있었다. 급기야는 방송 10여일을 남겨 놓고 대구팀이 기획회의를 위해 광주에 왔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과연 전라도 젊은이와 경상도 젊은이들은 다르냐에서부터 지역감정이란 과연 어떤 것이냐까지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가 결론에 이른 것은 젊음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역감정이란 허상은 젊은이들의 마음속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프로그램에서 지역감정이나 동서화합이라는 단어를 배제하기로 했다.이 두 단어를 언급하는 것 자체로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때문에….드디어 6월 2일 오전 11시 전남대 캠퍼스와 경북대 캠퍼스에는 대학생들의 질펀한 한마당이 펼쳐졌다. 광주mbc, 대구mbc 공동기획 <대구로 광주로 영호남대학생교류한마당>. 짧지 않은 타이틀, 짧지 않은 시간동안 sng를 통해 교류학생과 학부모가 만나 경상도 처녀를 신부감으로 데려오라 당부하는 전라도 엄마를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생활을 담은 미니다큐에서는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본 전남대생의 눈을 통해 영남사람들의 순수한 인간성이 담겨지고 경북대학생이 맛본 전라도의 푸짐한 진미속에는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남도사람들의 정겨움이 담겨 있었다. <대구로 광주로 영호남대학생교류한마당>은 한마디로 대학생들이 기성세대에 비해 얼마나 정신적으로 건강한가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contsmark1|지금 난 기존 프로그램에 복귀해 그날을 아득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2시간의 프로그램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교류한 것처럼 방송도 교류를 했다. 그리고 미흡했지만 어느 정도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대구로 광주로>는 시작에 불과하다. <대구로 광주로>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대구로 광주로’란 단어도 ‘영호남’이란 단어도 빼버리고 대학생한마당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마지막 회의를 하면서 대구팀과 약속했던 지리산에서의 막걸리 한잔을 위해 대구mbc에 전화를 해야겠다.|contsmark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