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힘배인수전 EBS PD, 미국 유학중fullshot@hanmail.net

|contsmark0|미국 영화는 광고를 많이 합니다. 모르긴 해도 제작비 중에 홍보담당자 주머니 속에 들어 는 돈이 우리나라 영화 전체 제작비보다 많은 영화가 꽤 될 것입니다. 그런 영화 가운데 얼마 전 막을 올린 몇몇 영화는 ‘광고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양에서나 질에서나 엄청난 광고를 해댔고 또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광고의 얼굴마담은 물론 텔레비전입니다.아마도 이즈음 미국에 살면서 스타워즈라는 영화가 극장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기는 힘들 것입니다. 영화가 개봉되기 자그마치 반년 전부터 텔레비전에서는 심심치 않게 그 희한한 광선칼을 볼 수 있었고 개봉 몇 달 전부터는 이른바 ‘개봉박두~!’로 끝나는 본격광고가 잊지 않을 만큼 등장합니다. 그리고는 시작하기 한 달 전쯤부터는 몇몇 유명 음식점과 손잡고 거기서 밥을 사먹으면 무슨 장난감을 주느니 포스터를 주느니하고 선전을 합니다. 게다가 전국 방방곡곡에 깔린 그 음식점 대문마다 창문마다 영화 포스터가 걸려있게 되고 일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개봉이 그야말로 박두하면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에서 슬슬 영화선전이 시작합니다.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뉴스시간에도 거리낌없이 스타워즈가 곧 뚜껑이 열린다는 것이 버젓이 뉴스로 등장하고 그 루카스인가 뭔가 하는 감독이 대통령보다 더 많이 나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어떤 채널에서는 특집 프로그램으로 sf영화의 역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송합니다. 그 프로그램 제목은 <스타워즈에서 스타워즈까지>였습니다.그렇게 ‘스타워즈’의 열풍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타잔이 아프리카 나무밀림이 아니라 아메리카 사람밀림 속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전략은 비슷합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타잔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한 광고가 좀 더 많다는 정도입니다. 한 수 더 높은 걸까요? 여하튼 덕분에 타잔 영화음악을 만들었다는 가수까지 속된 말로 ‘날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 가수가 누군지도 몰랐던 저 같은 사람까지 그 가수가 평소 음악을 만들면서 아프리카 리듬을 많이 썼다는 걸 알게 될 정도니까요. 그리고 타잔의 움직이는 모습을 애들 타는 스케이트보드에서 따왔다나 어쨌다나 하는 별 쓸 데 없는 것까지 알고 말았습니다.여하튼 요즘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하루에 한번씩은 꼭 타잔의 그 해괴망측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론 두 영화 다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 캐릭터를 따온 장난감을 주는 식당에 가서 밥먹는 것마저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바로 그 거부할 수 없는 힘. 바싹 마른 제 주머니까지 손을 뻗치는 그 힘. 그 영화들이 미국사람들 주머니에서 돈 뽑아가는 수법을 보면서 전 엄청난 힘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그 영화들은 속된 말로 떼돈을 벌고 있답니다. 극장에서 뿐 아니라 음식점에서, 가게에서 돈을 가래로 긁고 있다고 합니다. 그 돈을 버는 힘은 단단하고 굳센 힘이 아니라 아주 말랑말랑하고 또 아주 자극적인 힘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더 거부하기 힘든 힘, 그걸 자본주의의 힘이라고 부르면 좀 웃기는 이야기가 될까요? 여하튼 이 건 아마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그 영화들이 터는 주머니가 미국사람들 주머니 뿐만은 아니니까요.
|contsmark1||contsmark2|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