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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송환경에 PD의식 변화 절실” 외주비율 관련 “프로덕션 활성화 토양 먼저 만들어야”발제:유길촌전 KBS·MBC PD,전 MBC미술센터 사장

|contsmark0|오늘날 세계의 경제구조는 블록화되어 압력작용을 하고 있지만 앞으론 이런 경제전쟁이 아닌 문화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거의 보편적인 이론으로 지금 대두되고 있다.
|contsmark1|▶ 다가오는 문화전쟁에 대비해야현재 중국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 청소년들이 미국의 햄버거와 코카콜라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가 35년이라는 일본의 식민지하에서의 기간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문화적인 단절을 가져오게 했고, 그로 인해서 8·15 해방과 함께 우리에게 왔던 가치관, 또는 정신적인 문제들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이런 것들이 우리 pd들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문화전쟁 시대가 닥쳐온다면 기술적으로는 입체텔레비전이 되든 hdtv가 되든, 또 디지털이 되든 결국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계승, 전승, 또는 복원하냐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파괴된 경제는 노력 여하에 따라 단기간 내에 복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파괴된 문화는 마치 파괴된 환경을 되돌리기 어렵듯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몇 갑절의 장시간의 진지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문화전쟁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측면에서 우리들이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국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를 생각해야 한다. 제네럴 일렉트릭의 존 웰치 사장이 내건 캐치프레이즈 중에 ‘모든 것을 부정하라, 그리고 새로이 출발하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가 이것을 이 시점에서 한 번쯤은 되뇌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contsmark2|▶ 프로듀서의 의식과 제작 메커니즘의 변화 필요프로듀서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역사에 없는 것도 얼마든지 상상력으로서 볼 수 있는, 말하자면 비주얼 앵글, 소위 시각이 있다. 대원군을 예로 들면 그것은 이미 우리나라에 라디오 드라마로, 텔레비전으로 서너 번 방송이 됐다. 이런 시각에서 한번 대원군을 새롭게 조망해보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pd는 어떤 개념에선 무소불위하다고도 할 수 있다. 역사를 재현하려면 역사극을 할 필요가 없다. 책을 보면 더 자세한데 뭐하러 그 많은 제작비를 들여서 드라마 찍는가?우리 사고의 전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 급격하게 변화해가는 세계의 경쟁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려면 의식변화가 필요하다.제작 메커니즘을 이야기한다면 프로듀서시스템이라는 말이 있다. 요새는 프로듀서와 디렉터의 기능을 분리해 여러 명이 한 프로그램의 일을 분담하는 걸로 알고 있다. 프로듀서는 감독이나 배우를 고용하고 정책을 정하는 영화사의 사장 같은 것이다. 업무의 전문성이 디렉터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역할을 교대해가면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싸워야 하는 두 역할이 나중에 보복당할까봐 서로 봐주고 있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시스템화해야 한다.두 번째로 우리의 방송은 거의 주간단위 편성이다. 따라서 제작도 주간단위이다. 이러한 편성은 개선되어야 한다. 또 전작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재정이 회계연도에 묶여 집행되지 않는 것과 제작자들의 의지부족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의지부족은 기획단계부터 세계의 요구에 맞는 기획을 고려하는 마케팅이 없다는 것에도 영향을 준다.
|contsmark3|▶ 외주비율 증가, 단계적으로 시행해야외주비율을 증가시키기엔 인프라 구축이 되어있지 않다. 독립 프로덕션에서 드라마를 한 편 만들기 위해 소위 ‘잘 나가는’ 작가를 한명 섭외하려면 5억이 든다. 또 계약을 하려고 해도 3년이나 5년후에나 가능하다. 이러한 현실이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것인가. 세계를 방송망으로 지배하려는 머독같은 사람이 자본으로 침투해오면 우리는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외주비율을 확대해 프로덕션들이 망하든 흥하든 적자생존 논리만 내세우면 결국 군소 프로덕션들은 적은 제작비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즉 대단히 자극적인 내용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들만 만들 것이다. 영화의 경우엔 정부에서 200억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각 프로덕션엔 5천만원을 융자해준다고 알고 있다. 5천만원으로 무엇을 하란 말인가. 미국의 경우엔 영상산업이 5개 권역으로 거점화되어 있고 서로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방송법에서 과연 얼마만큼 고려해 외주비율을 늘리든지 줄이든지 하느냐는 것이다. 만약 물리적으로 이렇게 늘리는 것을 강요한다면 상당 기간 갈등기와 비극적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외주제작 비율을 높여서 프로덕션이 활성화되는 것이 근원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프로덕션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양을 먼저 법적,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워밍업을 할 준비기간을 주지 않고 경쟁만 하라고 한다면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contsmark4|방송이 처하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혼돈이요 위기다.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어떻게 보면 21세기의 새로운 시대가 열림과 동시에 우리에게는 대단히 고달픈 과제들을 너무나 많이 짊어져야 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pd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되는 것인가. 결국 어떤 비주얼 앵글로 보느냐, 또 어떤 관점을 가지고 보느냐 하는 것들에서 우선 우리가 새롭게 의식을 변화시켜야 되고 그런 면에서 뭔가 냉정하게 여러 가지 혼란스런 변화에 대처해야 될 것이다.<기록·정리 : 이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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