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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한국과 미국이 한미FTA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고 보도했다. 28일 한미 FTA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 협상단은 현재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사흘째 최종 협상을 벌이며 잔여 쟁점들을 조율하고 있으나, 그것마저도 협상 마감시한으로 못 박은 3월 31일 오전 7시(미국 시각 30일 오후 6시)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전한다.
 
양측 협상단이 26일부터 회의를 이어가면서 농업, 지적재산권, 방송·시청각 분야에서 협상 타결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하는데. 28일 오후 현재, 미국 측 자동차 관세철폐 이행 기간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등 남은 쟁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이루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집중적으로 나온 비판 내용 중 하나가 한국협상단이 합의 내용보다 합의일정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데, 결국 그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제사보다 잿밥에만 눈이 가 있는 셈이다.

한국 협상단(대표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재 중동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오전 귀국하는 대로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노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FTA 타결 내용을 공식 승인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30일 금요일 저녁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1차로 언론에 발표를 하고, 다음 날인 31일 토요일 새벽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자 한국협상단 대표를 내세워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또 토요일 오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4월 2일 월요일에는 한미 FTA 피해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이후 일정도 이미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단식농성 이틀째인 28일 소회를 밝혔다. 김근태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장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20일 넘게 단식하고, 천정배ㆍ임종인 의원도 찬바람 맞으며 농성하는데 미안한 마음이다. 단식을 오랜만에 하니 솔직히 어렵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집회ㆍ시위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국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어서 단식농성을 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비판한 ‘대선용 쇼’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8일 전날에 이어 또 다시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데, 연기가 보잘 것 없어서 관객의 조롱거리가 됐다. 천정배ㆍ김근태 두 사람의 단식농성이 그렇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해 김근태 의원은 "하루 굶었더니 김근태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의 이름이 밝게 보인다....대선용 쇼라고 비판하는데, 한나라당은 국익을 위한 쇼를 왜 하지 않는가 묻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박정희 정권 시절의 한일수교 반대시위가 결과적으로 대일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처럼 'FTA 반대' 단식 농성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치권과 언론이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인데, 27일 이명박 전시장이 한 주장과 유사하다. 비록 이명박 전 시장은 말만 한 것이고 김근태 의원은 몸으로 하고 있는 차이가 있다.

 

김근태 전의장은 왜 열린우리당 의장시절에는 한미FTA문제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을까?

그렇잖아도 그에 대해서도 변명을 했는데. 당의장 시절 한미FTA에 미온적인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몰아치는 협상과정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였다. 또한 이것이 워낙 복잡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있어도 (대중에게)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면서 <논어> 학이편의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을 인용했다. 잘못이 있을 때는 즉시 고치라는 뜻이다.

 

나도 김근태 의원에게 만시지탄이라고 말하고 싶다. 호미로 막을 일을 불도저로 막아야 하는 형국이란 뜻이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한 마디 더 하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미국 교과서

 

종군위안부 문제로 연일 일본에서 망언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교과서에 일본군의 강제동원 사실이 명시되어 있다는 소식이 있다.
 
일본군의 종군위안부의 강제 동원 사실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세계사 교과서에 일본군이 당시 위안부들을 강제 동원했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오늘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통과 만남 : 과거에 대한 세계적 조망(Tradition & Encounters:A Global Perspective on the Past)'이라는 미국의 세계사 교과서가 바로 그 책인데요. 미국의 맥그로 힐사가 펴낸 `전통과 만남'은 2003년 초판 발간 이후 현재 최고의 세계사 교과서로 꼽히고 있으며, 수 천 개 학교에서 10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일본군이 최대 30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을 "강제로 모집, 징집해 성행위를 강요했다(forcibly recruited, conscripted, and dragooned). 14-20세의 여성들이 `위안소'라고 불리는 군 매춘시설에서 성행위를 강요당했다"고 적고 있다.

 

주요내용은 일본군은 위안부들을 ‘천황의 선물’이라며 병사들에게 제공했으며, 이들은 한국과 대만, 만주, 필리핀 등 동남아 각국으로부터 끌려왔는데 80%가 한국 출신이었다...위안부 한 명이 날마다 20-30명의 남자들을 상대했으며, 전쟁 지역에 머물렀기 때문에 병사들과 똑같은 위험에 노출돼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았다...특히 도망치려 하거나 성병에 걸릴 경우 일본 병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며,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병사들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위안부들을 대거 학살했다...전쟁에서 살아남은 위안부들은 깊은 수치심에 과거를 숨겼으며 가족들조차 그들을 외면했다...그들은 전쟁 뒤에도 위안이나 평화를 거의 얻지 못했다"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명백한 사실인 일본군에 의해 강제징발당한 한국여성, 이런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는 일본의 우익지도자들 때문에 미국의 교과서가 위안부를 강제동원한 것이 사실이라는 내용을 기술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된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하다.

 

더 불쾌한 것은 일본 언론들이 일본 수상 아베 등의 주장을 두둔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성이 사라진 일본 양심이 침몰해 버린 오늘의 일본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양 문 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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