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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극복으로 통일의 도덕적 정당성 획득해야

|contsmark0|사회 : 정길화(pd연합회장)발제 : 김봉우(민족문제연구소 소장)토론 : 남성우(kbs tv1국 부주간) 김승수(mbc 드라마국 부장) 손정현(sbs 편성팀 pd) 정운현(대한매일 특집기획팀 차장)
|contsmark1|정길화(사회) : 일제가 식민지배를 원활히 할 목적으로 방송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면서 우리 방송이 첫 출발했다. 그 속에서 방송인들이 주체적인 의지를 갖고 반일운동을 한 적이 없으며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을 위해 방송 프로그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해 달라.
|contsmark2|남성우 : <다큐멘터리 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반민특위 2부작을 했었다. 당시 그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됐고 그런대로 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청률이 매우 낮았다. 특히 최근에 20세기 한국사를 한번 정리를 해 보자고 해서 ‘해방’이라는 타이틀로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그 중에 세 번째 편을 ‘식민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현재 모순의 근원이 친일문제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그런 부분에는 다 공감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서 사람들한테 그런 문제를 알려줄 것인가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벌써 50년이 지났고, 또 그런 것들 때문에 자꾸 그것이 남겨준 문제가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 근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것들이 얼마나 지금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가를 본격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contsmark3|김승수 : 시청률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친일문제는 삼일절이나 8·15가 되면 다른 소재 같은 것들은 일본문화나 표절문제 등 점점 변화가 많이 생긴다. 결국은 반일하고 일본을 극복하자면서, 방송종사자들에게 부끄러운 부분이고 자인해야 할 부분이지만, 표절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우리의 과제가 아니겠는가. 소위 표절에서의 독립, 이런 것들이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송에서 꼭 해야 할 이런 문제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 mbc에서 신호균 pd 연출로 드라마 <반민특위>를 할 때도 당시로서는 대단히 힘든 것을 했다. 못하게 하고 하려고 하고 그래서 싸움하다가 결국은 방송이 상처를 받고 나간 적이 있다. 그 얘기는 곧 친일문제가 아직도 사회에 늘 상존해 있고 뿌리깊이 내려져 있다는 것이다.앞으로 분단, 통일에 대비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그리고 그러한 친일 문제에서의 극복 문제가 민족 주체성을 가지고 우리 글로 우리 언어로 된 우리 스스로의 프로그램들을 개발을 하고 또 그런 것들이 사람들한테 대중들한테 친화력 있게, 소구력 있게 만드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능력들이 우리의 과제라고 본다.
|contsmark4|손정현 : 친일파 청산문제는 어쨌거나 우리가 어떠한 형태로든 한번은 정리를 했어야 하는 문제인데 불행히도 한국 현대사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 과거에 프랑스 드골 정권이 비시 정권 협력자들을 처단했듯이, 그런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닌가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친일파 청산 문제가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으려면 국민들의 냉소주의도 있고 언뜻 생각하기에는 우리 방송에서 너무 일회적으로 이벤트성으로 다루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발굴해 내려면 시민단체와 진보적인 학술단체가 연대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을 때 언론에서 지원사격을 해 줄 수가 있을 것이다.명백한 친일의 증거가 남는 사람들 빼고 하부구조에서 친일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한국 문화 예술에 기여한 예술적 성과와 친일 행위를 같이 봐도 되는 것인가라는 것이 딜레마인 것 같다.
|contsmark5|정운현 : 신문보다도 상대적으로 방송에서 이런 친일파 문제나 현대사물을 더 많이 다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 나라의 주요 메이저 신문들의 사주들, 그 뿌리가 친일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아, 조선, 중앙. 이 세 신문사들이 입다물면 거의 입 다물어지는 것 아닌가? 그에 비하면 방송은 그래도 원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왜 성과가 없는가? 첫째. 신문은 볼펜만 있으면 되는데 방송은 그림을 너무 지나치게 고집하다 보니까 깊이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친일의 논리라든지 이런 것들보다는, 문서나 그 사람 얼굴이나 그런 것을 피상적으로 집착하는 감이 없지 않다. 신문은 문자이기 때문에 깊이를 더 가진다고 보여지는 반면에 방송은 라디오든 tv이든 속성이 사건, 사고, 논쟁, 이런 것만을 너무 쫓아간다. 그러다 보니 일과성으로 끝나기 쉽다.이런 사안으로 방송사에서 취재를 오면 항상 다른 사람이 온다. 또 새로운 걸 찾는다. 그렇게 소모적으로 새로운 주제를 하니까 힘은 더 든다. 전문기자, 전문pd가 없다. 이 점이 거의 날림성 보도, 날림성 프로그램에 일조하지 않는가 싶다.가까운 시일 내에 심야토론에 친일파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내부에서 의견을 내주기 바란다. 또 단 1년만이라도 방송에서 ‘반민 법정’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가령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매일 1시간씩 하는 것이다. 왜 이런 파격적인 시도는 아무도 안 하는 것인가. 자꾸 시청률 타령하시는데 그래서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우리 사회가 맑아졌으며 좋아졌는가. 오늘을 계기로 방송계에서 이런 일을 시작했으면 한다. 벌써부터 밀레니엄 운운 하는데 내년에 가서 친일파 이야기를 꺼내면 냉소주의의 극치를 달릴 것이다.정길화 : 사실 우리 현대 사회에 제일 풀리지 않는 숙제이고 그런 부분이 이 대목이다. 오늘 이 자리가 현업에 돌아가서 이 주제를 실천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contsmark6|<기록·정리 : 이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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