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한·미 관계’ 짚어낸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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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한·미 관계’ 짚어낸 수작
KBS <일요스페셜 - 로버트 김…> MBC <이제는… - 제주 4·3> 큰 반향
  • 승인 1999.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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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왜곡된 한·미 관계를 다룬 두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제주 4·3>(연출 이채훈)이 해방직후 군경 토벌대에 의해 자행된 제주 양민학살의 배경에 미국의 묵인과 방조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함으로써 왜곡된 양국간의 역사를 되짚는 계기를 마련했다. 역시 같은 날 방송된 kbs <일요스페셜-‘한·미 관계의 그늘-로버트 김, 그는 스파이인가">(연출 박정용)는 미국의 비밀 정보를 한국 대사관에 넘겼다는 이유로 96년 체포돼 여전히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을 통해 한·미 관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시대적 배경과 내용이 각기 다른 이 두 사건이 대미 의존적인 한·미 관계의 역사와 실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동시에 부각된 것은 예기치 않은 결과지만 이를 다룬 두 프로그램 모두 아직은 민감한 사안을 집요한 취재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mbc <이제는…>의 첫회 방송인 ‘제주 4·3"에서는 최근 공개된 미 국립문서기록보관소의 미군정 정보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미국이 진압군의 과잉진압으로 양민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고 이는 미국 측이 군경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을 사전에 묵인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제기했다. 또한 당시 제주도에 주둔했던 김익렬 9연대장의 유고를 통해 미 군사고문단이 처음부터 초토화작전을 제안했었음을 밝혔다. 제주 4·3 연구소의 김창후 상임이사는 “mbc가 미국측의 책임과 국내 책임자들을 명확히 부각시킨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말했다.kbs <일요스페셜-한·미 관계의 그늘…>은 우리 정부의 외면 속에 4년째 수감 중인 로버트 김을 포함 당시 핵심 관계자들과의 생생한 인터뷰와 정황 취재를 통해 로버트 김이 당시 한·미 외교전쟁의 희생양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또 미 해군정보국(oni) 소속 정보분석관으로 20년간 일했던 로버트 김을 통해 대미 의존적 한·미간 정보 불균형 실태를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박정용 pd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국제관계가 얼마나 냉엄한 것인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에 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들 프로그램.학계와 방송계에서는 우리 방송이 이번으로 자족하지 말고 지속적인 후속 취재를 할 것이며, 나아가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이나 여타의 미국 관련 역사적 의혹들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한다는 주문이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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