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 자유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contsmark0|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구속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홍 사장의 구속이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우면서도 소설처럼 상세히 묘사된 간섭과 압력에 깜짝 놀랐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신문전쟁으로 표현될 만큼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왔던 그 신문사가 돌연 언론자유의 투사처럼 행세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매섭다.
|contsmark1|언론의 자유는 어떻게 찾고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방송의 현실을 돌이켜 보자. 지난해 kbs 개혁실천특별제작팀의 출범에서 해체까지를 상기하면 우리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내압과 외압의 실상이 얼마나 집요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개혁팀은 와 <조선일보를 해부한다>편을 제작완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방송되지 못했다. 편은 개혁프로그램의 제1편으로 기획되었는데, 내부고발자가 되기를 무릅쓰고 처절한 자기비판을 통해 개혁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사내 시사회까지 거쳤으나 간부들의 거센 반발 앞에 방송이 좌절되었고, 그로 인해 개혁팀은 해체하고 말았다. 다른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시청자와 시민단체들의 깊은 관심을 모았던 <조선일보>편도 특정신문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명분과 방송 이후에 돌아올지 모르는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간부들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그로 인해 당시 kbs노조위원장은 단식농성까지 했으며 편성이 확정되는 듯하다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것이 누구의 책임이었나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외압도 문제지만 외압이 구체화되는 것은 내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내압을 행사하는 간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누가 그 자리에 있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체질의 문제가 더 크다. 그러한 압력이 누적되면 자유정신에 충만해야 할 pd들은 어느덧 짓눌려 간섭과 수용의 질서에 묶이고 만다.
|contsmark2|프로듀서는 프로그램으로 말한다는 금언이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의 자부심을 바탕에 두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 금언이 말해야 할 것을 말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열심히 프로그램만 하면 된다는 논리로 쓰여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암울한 식민지 치하에서 현실을 말하지 못하게 된 작가들이 ‘순수’ 문학에만 탐닉했던 것처럼.
|contsmark3|언론의 자유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나마 우리가 지금 자유를 누리고 있다면 그 공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며 싸웠던 시민들의 몫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안이든 밖이든 권력이든 금력이든 이제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유를 누리기에 걸맞는 우리 조직 내부의 견고한 도덕성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우리는 프로그램 제작의 자유를 저해하는 모든 것에 대해 끊임없이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외압이든 내압이든 우리들의 관행이든.|contsmark4|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