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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후 히말라야로 향하는 김영환 전 KBS 라디오 PD
  • 승인 1999.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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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kbs라디오 김영환pd(45)가 20년 동안 몸담아 온 직장을 뒤로 하고 히말하야 행을 택했다. 지난 8월 말 kbs를 명예퇴직하고 두달 여 준비 끝에 다음주 초 출국하는 김pd는 네팔과 부탄, 라다크 지역을 돌며 내년 3월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그곳에서 그는 히말라야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민속문화를 카메라에 담을 계획인데, 구상중인 주제는 ‘히말라야에서 본 밀레니엄’. 미국 등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살 곳을 타진 중이다. 중년의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서는 그 쉽지 않은 결정에 대해 그는 ‘오랜 꿈’이라고 답한다. “십여년 전 쯤 히말라야에도 우리와 유사한 유형의 굿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때부터 히말라야를 꿈꿔 왔습니다. 그간 매년 한두차례씩 다녀 오긴 했지만, 휴가를 이용한 잠깐의 체류로는 어설프게 본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나라에 우리 문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큰 히말라야 민속문화의 원형들을 제대로 보고 기록할 작정입니다.”‘농부들의 4계’(92년)와 ‘혼의 노래, 진도의 소리’(94)로 abu(아시아방송연맹)의 라디오 다큐부분 상과 특별상을 수상한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가 그간 추구해온 지향은 ‘민속문화’여러 부문에 걸쳐 있다. 그런 그의 민속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이미 방송가에 정평이 났는데, 25년 째 전통축제, 마을제의, 민속음악, 굿판 등 민속의 현장이라면 마다않고 전국 구석구석을 누빈 그의 열정 덕분이다. 김pd의 우리 민속에 대한 ‘지독한 사랑’은 경희대 연극반 시절부터 시작됐다. 한국연극의 원형을 찾고자 탈반을 결성하고 탈판과 굿판, 소리판을 찾아 다니기 시작하면서 특히 민초들의 삶과 우리 민족의 공동체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굿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든 것. “우리의 민속들이 변변한 기록조차 없이 방치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을 목격하고 기록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누구 하나 민속에 대해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죠. 어쩔 수 없이 저처럼 그 중요성을 먼저 인식한 사람들의 몫이라고 여겼습니다. ” 김pd가 채록한 자료는 우리의 민속에 관한한 거의 전부를 포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30만점, 1시간 분량 영상테잎 2,000여 개에 이르는 방대한 양인데 그 중에는 댐 건설로 원형보존이 불가능해진 안동 마령동의 ‘별신굿’과 같이 사료 가치가 높은 것도 많다. 자신의 기록을 재구성 해 무대에 올리는 작업도 꾸준하게 병행했다. ‘장산도 씻김굿’, ‘솟터울림’, ‘황해도 철물놀이’, ‘진도 씻김굿’, ‘동해안 별신굿’ 등이 공연됐고, 95년에는 예술의 전당의 해방50주년 특별공연 ‘가세 가세 쇠못빼러 가세’의 연출, 97광주비엔날레에서의 한국인의 장례의례를 담은 ‘하늘가는 길’ 기획전과 같은 굴직한 공연과 전시에도 참가했다. 내년 3월 개관 예정인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 한국관은 그가 보유한 자료의 수준을 높이 사 ‘한국의 굿과 민속’전에 초대할 예정이다. “민속문화를 기록하는데 방송 다큐멘터리 형식에 한계를 느껴왔습니다. 방송 목적이므로 기획의도와 시간, 촬영상황 모든 면에서 현장이 방송 중심이 될 수밖에 없죠.”그가 추구하는 기록은 의도와 연출을 완벽하게 배제한 채 민속문화의 현장을 원형 그대로 담아 내는 것이다. 이를 두고 그는 ‘영상인류학’적 접근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몇몇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진도의 최정례 당골을 촬영하고 있는데, 2년 예정으로 지난 4월 시작했다. 그의 최종적인 꿈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 지역의 민속 자료들을 비치한 민속영상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히말라야 행은 그러한 김pd의 꿈을 향한 첫걸음이라 하겠다. 히말라야를 기점으로 아시아 각 나라의 민속문화 기록작업에 들어 갈 예정인 김pd는 작업의 결과물이 모아지면 우선 인터넷 상의 ‘샤먼tv’의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4개월간의 히말라야 여행 기간 동안 김영환 pd는 본지에 그 곳 이야기를 보내올 예정입니다. 다음 호부터 연재되는 김pd의 <히말라야에서 온 편지>를 기대해 주십시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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