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들은 죽어 어디로 가는가? 고 희일 KBS파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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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 프랑스를 여행한 사람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예쁜 농촌 풍경에 감탄하곤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완만한 구릉지대에 펼쳐지는 농작물과 빨간 지붕에 흰 담장을 한 주택들이 마치 한 쪽의 전원풍경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프랑스 산하가 이처럼 아름다운 데에는 묘지가 없는 것도 한 몫을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프랑스의 산이나 들에는 묘지가 없다.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죽어 어디로 가는가? 프랑스인들은 죽은 후 예외 없이 누구나 도시나 마을안에 있는 공동묘지로 간다. 프랑스는 법으로 개인묘지를 쓰는것을 금하고 있다. 자기가 소유의 땅이라 하더라도 묘지를 쓸 수 없다. 공동묘지의 1기당 크기도 2평방미터로 제한하고 잇다. 누구나 공동묘지에 묻히므로 프랑스의 공동묘지에 가면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파리에 잇는 페르라세즈 공동묘지! 이곳에는 쇼팽, 발작, 이사도라 던컨, 에디뜨 삐아프, 이브 몽땅 등이 여느 사람과 똑같이 조그마한 묘지에 잠들어 있다. 또한 프랑스는 10년~50년 기간으로 묘지를 임대한다. 영구임대묘지라 하더라도 버려진 묘지로 판명되면 회수 통보를 하고 3년간 연락이 없느면 유해를 파내어 화장하고 다른사람에게 임대를 한다. 그리고 가족묘지라 하여 묘지하나에 층층히 보통 열 명까지 묻는다. 이런 식으로 묘지 부족문제를 해결한다. 국립묘지가 없는 프랑스에 독특한 사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팡테옹이다. 이곳에는 프랑스 대혁명이후 프랑스를 빛낸 위인 70명이 지하실에 잠들어 있다. 볼테르, 루소,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앙드레 말로 등 주로 프랑스의 정신세계를 이끌어 온 사람들이다. 이곳에 묻힐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정작 프랑스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이곳에 한명도 없다. 드골 전 대통령은 그의 고향인 프랑스 중부 꼴롱베 마을 공동묘지에 아내 및 딸과 함께 잠들어 있다. 미테랑 전 대통령도 그의 고향인 프랑스 남부 쟈르낙 공동묘지에 그의 가족들과 함께 소박하게 잠들어 있다. 대통령을 지낸 이들의 무덤크기도 보통사람들과 똑같이 2평방미터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나라이던지 늘어나는 묘지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각국의 전통과 정서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양에서 가족이 층층이 묻히는 묘지를 동양에선 받아들이기 힘들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매년 여의도 크기의 땅이 묘지로 변해 이대로 가다란 전 국토의 묘지화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이곳 프랑스가 아무데나 묘를 쓰는 개인묘지를 금하고 누구나 공동묘지에 묻히도록 하는 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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