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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에게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
  • 승인 1999.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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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pd에게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일차적인 생산 주체인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이 곧 세상을 변화 발전시키는 무기인 것이지요.”이 말처럼, 김성환 kbs pd가 히말라야 캉첸중가봉 등정 생방송에 도전할 결심을 한 것은 ‘좋은 세상만들기에 일조할 좋은 프로그램’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방송이 온통 정치 문제나 스캔들 일색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간의 강인한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을 화두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방송이 제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산은 가장 적절한 테마였구요.”김pd는 고산이 주는 고통을 잘 안다. 지난 96년 kbs <세계의 명산> 시리즈 중 하나인 <히말라야 신들의 성지> 편을 만들면서 히말라야의 마차푸레, 안나푸르나 등을 헤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캉첸중가봉 기획은 생방송이라는 면에서 예전의 경험과 단순비교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난 5월 처음 제작 지시를 받았을 때만 해도 망설였습니다. 생방송이라 대규모의 장비와 인원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 여겼지요. 내년 여름을 겨냥해 k2봉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만 자료를 찾고 검토해 본 결과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 들어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김pd가 캉첸중가봉에 대해 성공 확신을 가진 것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다. 하나는 원정대에 대한 신뢰였다. 세계 최강의 산악인인 엄홍길 대장과 대원들은 1년 전부터 캉첸중가봉 등정을 준비해 왔고 성공 가능성도 높았다. 또한 캉첸중가봉은 잔디밭으로 된 비교적 안전한 베이스캠프를 확보할 수 있고 전망도 좋아 방송 생중계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도 매력이 있었다. 마지막 등정의 순간은 원정대가 직접 촬영할 예정이었으므로 베이스캠프에서 방송을 진행할 방송 단원의 안전에는 별다른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원정대가 잡은 애초의 예정일은 9월 24일, 몬순이 끝나 히말라야에서 연중 날씨가 제일 좋다는 때다. 김pd는 밀레니엄 100일 전인 9월 23일로 등정일을 조정하고 지난 7월 초에는 방송단 각 파트의 책임자들과 히말라야로 건너가 기술적인 검토도 마쳤다. “현명근 기자와 한도규 대원의 죽음은 무척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등정에 성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팀원들에게 형성되었습니다. 누구보다 정상 등정에 의욕이 넘치던 고인의 뜻을 기려 현기자의 사진을 꼭 정상에 가져가자는 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늦춰진 등정 일정을 재조정하고 정상 정복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고산은 방송단과 원정대의 염원을 받아 주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기후가 악화일로에 놓인 것.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방송을 포기 할 수 없었던 것은 현기자의 사고사가 방송단원의 사명감을 높인 탓이 크다는 것이 김pd의 설명이다. 10월 18일 시도를 마지막으로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철수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 10월 11일, 김pd를 포함한 현지 단원 전원이 참석한 회의의 결과였다. 이번 기획이 준비 기간이 짧은 졸속 기획이었다는 일부의 비난에 대해 김pd는 “bbc 방송사가 알프스에서 미이라가 발견된 후 겨우 일주일 만에 다큐 프로를 만들어 방송한 예도 있다”며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프로젝트 전체를 총체적으로 보지 못하는 kbs의 저급한 기업 문화다. 프로듀서의 권한과 책임이 보장된 상태에서 각 부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선진적인 제작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늘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김pd는 pd의 도전과 욕심이 곧 좋은 프로그램과 보다 낳은 제작 환경 구축의 밑거름이라고 믿고 있다.
|contsmark1|이시은 기자|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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