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필하모닉 평양공연에 미국 언론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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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100명 방북행…‘오케스트라 외교’로 한반도 화해무드 예고

최근 미국방송사들의 모든 촉각이 한반도로 향했다. 북미 최초의 본격적인 민간문화교류로 불리는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공연, 영변핵시설 불능화 보도,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출범 때문이다.

▲ 뉴욕 필하모닉 평양 공연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25일 미국 ABC 뉴스. 사진제공=ABC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이미 두 달 전 선거가 있었던 일이기에 출범식 행사자체는 미국방송계의 시각에서 볼 때 큰 사안이 아니지만,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공연을 앞두고 있다는 시점적인 중요성 때문에 청와대의 새주인이 어떠한 남북관계를 구상하고 있는가가 관심거리였다. 대북기조에서 부시행정부와의 밀월이 예측된다라는 일반적이고도 소박한 평가 뒤에는 “부시행정부의 임기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말도 꼭 따라다녔다.

또 이번 방북 공연은 언론계 역시 그 의미가 남다르다. 100여명이 넘는 미국언론관계자들이 동시에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처럼 400여명의 미국인이 동시에 평양을 밟게 된 것도 종전 이후 처음이다. 이 사실만으로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공연이 북미간의 새로운 전기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다.

▲ 미국 ABC 뉴스. 사진제공=ABC

오케스트라의 선율 덕에 지금은 불능화됐지만 그간 미국인들의 편안한 수면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었던 영변핵시설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고, 냉각탑과 폐연료봉 제거작업, 플루토늄 추출과정을 직접 취재 보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공중파 채널인 ABC에 이어 25일 CNN 역시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현장 취재해 보도했다. 주말을 지나 이번 주에도 북한발 리포트는 계속되고 있다.

ABC가 미국 방송사 가운데 처음으로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ABC 보도국국제부장 척 러스팅(Chuck Lusing)의 공헌이 크다. 러스팅은 90년대 초반부터 대북한취재를 담당해 왔지만, 이번 영변핵시설 취재 타진을 위해 이미 사전에 7번이나 북한을 방문한 결과라는 게 미국 언론계의 후문이다. 러스팅은 “과거에는 미국기자가 일반 북한 주민과 스스럼없이 대화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였는데, 북한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를 실감한다”고 했다.

사실 ‘오케스트라 외교’(orchestral diplomacy)는 미국의 외교정책 가운데 단골 메뉴중의 하나이다. 일찍이 1956년 보스턴 심포니가 소련을 방문했고, 뉴욕 필하모니 역시 3년 뒤 소련공연을 가졌다. 1973년 중국과의 핑퐁외교 뒤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뉴욕필하모니의 평양공연 배후에는 이 같은 국제정치적 ‘해빙’의 역사가 잉태되어 있다. 성사 가능성은 낮겠지만 미국 방송기자들의 음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스팅의 말이다. “취재 리스트 마지막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인터뷰가 남겨져 있다”.

뉴욕=이국배 통신원/ KBS America 방송팀장, newslee20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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