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PD“노래로 하나되는 남과 북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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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북녘 땅에서 생중계 연출하는 주철환 PD

|contsmark0|그를 만나기 위해 mbc를 찾았을 때, 그는 다른 프로그램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질문은 ‘서태지’에 관한 것이었다. 20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한 세기 문화의 큰 획을 그었던 서태지를 평가하기 적절한 인물로 취재진은 주철환 pd를 찾아온 것이다. 그는 어느 덧 pd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평론가와 대중음악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그가 남과 북 대중가수들이 한데 모여 노래하는 <민족통일음악회>의 연출을 맡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는 지도 모른다.오는 16일 생방송 될 예정인 <민족통일음악회>는 남쪽 pd가 북에서 직접 연출하는 최초의 프로그램이자 처음으로 생중계 되는 방송이다. 이 프로그램의 개최 협의차 주철환 pd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 다녀왔다.
|contsmark1|- 평양 첫 느낌이 어땠나?
|contsmark2|“북경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도 ‘내가 진짜 북에 가는 구나’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비행기가 뜨고 창밖으로 낯선 거리가 보일 때까지 가슴은 내내 두근거렸다. 평양의 첫 느낌은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는 점이다. 모두 친절했고. 또 여성교통안전원이 눈에 많이 띠었는데 모두 아름다웠다. 남남북녀라는 말이 사실이구나 생각했다.”
|contsmark3|- 북쪽 대중음악은 들어 보았나?
|contsmark4|“북쪽에선 대중음악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행사명도 <남북대중음악제>에서 ‘남북을 나누지 말자’는 의견을 수렴해 <민족통일음악회>로 확정지었다. 북한의 노래는 민요풍이나 군가풍의 노래들로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랑을 주제로 한 경쾌한 리듬의 노래들도 많았다. ‘화면반주음악장’으로 불리는 단란주점식의 가라오케에 갔었는데 ‘아침이슬’도 있었다.”
|contsmark5|그는 이 대목에서 그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우리 귀에도 익숙한 북녘 노래 <반갑습니다>를 직접 불러 보이며 그곳에서 북쪽 노래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노래를 사랑하는’ 그에게 이번 기회는 또 다른 행운으로 보였다.
|contsmark6|- 북쪽의 방송인들은 어떤가?
|contsmark7|“모두 호의적이었다. 그다지 경직되어 있지 않았다. 북쪽 방송인들도 그들이 하는 일에 긍지를 느끼고 있었다. 함께 일하게 될 ‘조선중앙방송’ 사람들을 만났는데 우리와 말이나 생각에 차이가 없었다. 재밌는 것은 거기선 pd를 ‘사령관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 ‘사령관님’들은 북쪽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로 보였다.”
|contsmark8|- 이번 행사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contsmark9|“남과 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다. ‘아침이슬’은 김민기라는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그것을 부르면서 두려움을 없애고 희망을 키웠던 사람들의 것이다. 담장을 쉽게 넘을 수 있는 것이 노래다. 말은 주문을 외기 전에는 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그러나 노래는 모두 같이 부를 수 있다. 노래를 통해 화합의 장을 열겠다는 것이 바람이다.”
|contsmark10|노래로 여는 통일…. 주철환 pd가 이번 행사를 통해 꿈꾸는 것이다. 행사가 열리는 그 순간만큼은, 똑같은 노래가 남과 북에서 동시에 불리는 그 순간만큼은 사람들 마음속에 ‘통일이 금방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부르는 사람들이 하나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그것은 <대학가요제> 등에서 그가 우리에게 보여줘 왔던 ‘노래의 힘’이다.
|contsmark11|이대연 기자|contsmar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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