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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출연해서 자신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꿈과 포부를 펼쳐 보이면 15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만약 이런 일이 당신에게 생긴다면 어떨까? 언뜻 듣기에는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중국 중앙방송국인 CCTV에서는 이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일종의 ‘창업자 선발프로그램’이다.

2006년부터 중국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선발 유형의 쇼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여성들만 참가해서 ‘최고가수’를 선발하는 <차오지뉘성>이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해당 방송사인 후난방송사의 명성을 치솟게 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 후 ‘고대소설 <홍루몽> 주인공 선발대회’, ‘좋은 남자 선발대회’, ‘춤의 왕 선발대회’ 등의 유형을 가진 프로그램들이 <차오지뉘성>을 벤치마킹하여 줄줄이 이어졌다.

▲ ‘창업 영웅’을 선발하는 중국 프로그램 <윈 인 차이나(Win in China)>

그러나 대중이 보는 앞에서 생방송으로 투표 등의 방식으로 선발되는 과정은 중국정부를 우려하게 만들었고, 일부 프로그램은 제작과정에서 물의를 빚기 시작하자 방송시간대 제한 등의 규제가 가해졌다. 시청자들도 지나치게 복제돼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씩 식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이른바 ‘창업의 영웅’을 선발하는 <윈 인 차이나(Win in China)>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창업의 재능을 가장 많이 구비한 6명의 창업영웅을 선발하는 것이다. 이 6명의 선발자는 전문 투자사에서 제공하는 500~1000만 위안, 즉 우리 돈 7억~14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게다가 그들은 해당 기업의 CEO를 맡고 20%~50%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취업의 문에서 좌절하고 있는 수많은 창업지망생들에게 용기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선발과정은 까다롭다. 먼저 예심을 거친 출연자들은 자신의 사업 계획서를 전문가들에게 제출하고, 구체적인 목표실현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세밀한 데이터 분석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선택한 업종이 중국에서 혹은 세계적으로 전망이 있는 발전지향적 산업이어야 한다. 2007년의 경우 1~3월까지 12만 명이 응모했으며, 4~6월까지는 15만 명이 응모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구체적인 진행과정에서 중국의 많은 유명기업가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예로, 하이얼 CEO인 장뤄이민, 레노보 컴퓨터의 리우촨즈 그리고 닝가오닝, 마윈, 니우건성, 스위주 등의 유명인사가 자신들의 창업과정과 경영 중 겪었던 어려움을 시청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윈 인 차이나>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인터넷을 통해 참가신청을 한 출연자들의 면면을 소개하기도 하고, 인쇄매체에도 광고 혹은 기사의 방식으로 홍보를 했으며, 더 나아가 옥외광고까지 활용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러한 행보의 결과로 <윈 인 차이나>는 CCTV방송의 300여 개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단시간 내에 극히 높은 브랜드 지명도를 확보하였다.

 프로그램이 TV에서 방송됨과 함께 <윈 인 차이나>는 해당 영상제품과 도서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수익을 창출했으며, 프로그램 방송인지도도 상승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었다. 각 분야의 협력제의도 이어졌다. 예를 들면 중국 최대 로펌인 어우화 따청이 제휴를 시작했고, 중국 신탁업협회, 중국금융포털, 장쑤성 취업방송, 전국MBA포럼, 구직 사이트인 중화영재망 등이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했다.

▲ 북경=이재민 통신원/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심지어 후베이성의 한 계란공장에서는 계란표면에 “부화의 꿈 CCTV-2채널<윈 인 차이나>”라고 인쇄해 판매하겠다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청년실업이 점차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에서, <윈 인 차이나>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의 꿈을 심어주고 자신들의 수익도 창출하면서 ‘Win in China’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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