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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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③
  •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 승인 2008.04.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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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우 박사

어린이와 청소년이 TV 등의 미디어를 어떤 자세로 대하는 것이 최상인가? 주요 지상파는 황금시간대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주로 방영한다. 전국의 시청자가 웃으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은 그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정신건강을 좋게 하는 것이 전국적인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TV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나이와 정신 연령에 따라 그 파급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 어떤 아이에게는 좋은 영양소가 되지만 다른 아이에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살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디어 활용에 항상 고려해야할 큰 원칙이 있다.

예를 들어 TV의 경우 어린이와 청소년은 주의 깊게 시청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성인프로는 피해가는 현명한 채널 선택을 해야 한다. TV에 대한 미디어 교육은 TV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다. TV의 모든 것에 대해 잘 인식하는 것이다. TV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아서는 안 되고 TV의 제작, 방영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해 이해하면서 TV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 교육을 잘 받게 되면 미디어의 특성, 미디어의 기술적인 측면과 영향, 나아가 미디어 생산에 필요한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합적 측면에서의 미디어 교육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 제작에 필요한 노 하우를 가르치는 부분적인 교육이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미디어 교육이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각하다. 이들은 미디어의 역기능에 따른 피해를 받는 주 대상 이면서도 자신들이 받는 피해를 호소하고 그것을 시정하는 등의 요구를 할 만큼 성숙하거나 조직적이지 못하다.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표시가 미숙한 10대 미만의 어린이들은 미디어 피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 방송심의를 담당한 방송위원회가 정보통신부와 통합돼 방송통신심의원회가 재탄생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TV가 쏟아내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 이해하거나 때로는 심한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그런 심리 상태에 대한 의사표시가 미숙해서 보호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기 어렵다. 이래서 TV방송사나 방송행정기구, 교육계 등에서 그 전문성을 발휘해 보호자들이 가정에서 자녀를 미디어 공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앞장서야 한다. 미디어 담당자들이 미디어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미디어 교육 후진국에서 탈출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에서 기본으로 삼아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 대중 매체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지식을 갖춰야 하는데 거기에 8가지 원칙을 꼽을 수 있다. 캐나다 미디어교육기구(CAMEO)가 제시한 원칙을 바탕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모든 미디어 생산물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어 만들어진다. TV 드라마는 현실의 연장인 것 같으면서도 동일한 것이 아니다. 엇비슷하지만 제작진의 창의성에 의해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미디어의 메시지는 미디어 생산자들이 작업한 결과물이다. 거기에는 미디어 생산자들의 의식, 무의식적인 것에서부터 개성과 주관 등 많은 것들이 반영된다. 같은 정치 사회현실을 놓고 뉴스를 만들었을 때 판이한 내용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미디어가 전달하는 현실은 가공된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기준, 원칙 등이 다르다. 감성이 작동하는 모습도 차이가 있다. 미디어 생산자도 미디어 생산에서 자신의 인생관, 세계관의 지배를 받는다. 흔한 말로 개성 차이에 따라 같은 재료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같은 소재인데도 제작진에 따라 판이한 형태의 영상물이 생산되는 것이다.

3. 미디어는 그 소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디어 생산자가 자신의 개성에 의해 만든 작품이라 해도 미디어 소비자는 그것을 자신들의 개성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다. 모든 미디어 생산물은 소비자들의 인생관, 세계관에 의해 재해석된다.

4. 미디어는 어떤 식으로 생존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느냐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TV는 시청률에 의해, 신문은 독자의 수에 따라 광고 수입이 각각 결정된다. 광고 수입은 이들 미디어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미디어는 광고수입을 고려해 뉴스를 제작하고 오락 프로, 다큐 물 등을 만든다. 미디어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 때문에 미디어 생산자들은 미디어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생산물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미디어가 시장의 외면을 받아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 미디어는 이념과 가치의 지배를 받는다. 보수, 진보 매체들이 존재하는 것이 그런 예다. 사회 구성원들이 보수, 진보적 성향으로 구분되고 미디어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미디어의 뉴스, 기획 프로 등에는 미디어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관이 녹아있다.

6. 미디어는 정치적, 사회적인 상황을 반영한다. 민주사회에서 정치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독재국가에서는 언론이 정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언론이 정치에 종속되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 미디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뉴스를 생산하지 못한다. 민주국가에서 미디어는 정치,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때때로 미디어 권력이 정치권력보다 더 강한 측면이 있다.

7. 미디어가 다르면 그것이 전달하는 현실에 대한 정보가 다르다. 미디어가 정보의 형태와 내용을 결정한다. 종이신문, TV, 라디오, MP3 등의 경우를 보면 자명해진다. 인쇄매체는 활자에 의존한다. TV는 동영상의 비중이 크다. 인쇄매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정보 전달 방식이다. 라디오는 소리만을 통해 프로가 진행된다. MP3는 음악을 전문으로 내보낸다. 이처럼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나 정보가 다르게 된다.

8. 미디어에 대해 많이 알수록 미디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미디어의 특성에 대해 알고 있다면 전문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미디어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미디어들의 특색이나 차이를 알지 못한다. 미디어에 끌려 다니고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오늘날 미디어의 발달은 눈부시다. 통신기술과 컴퓨터, 디지털 영상기술이 결합되면서 손안에 가지고 다니는 TV 시대가 현실이 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 미디어의 영향력도 더 커지고 있다. 미디어의 진화가 지속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디어 교육 또한 그 이론과 방법이 진화되어야 한다. 미디어 공급자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면서 수요자에 대한 배려를 지금보다 배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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