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찬 생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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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벅찬 생명의 탄생
[시청소감]SBS <생명의 기적>을 보고
  • 승인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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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엄마! 내가 저렇게 나왔어? 엄마 많이 아팠어? 나도 저것처럼 물에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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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얼마 전 방영된 sbs의 <생명의 기적> 특집 방송을 신비한 눈으로 지켜보던 여섯 살 난 딸아이가 던진 질문이다. 그리곤 연신 엄마 볼에 뽀뽀를 해댄다. 말은 안 하지만 엄마가 아주 고마운가보다. "그럼… 엄만 저렇게 물에서 널 낳진 않았지만… 너를 기다리면서 아픈 것도 참아내고 우리 딸과 만났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찔금거리며 모녀는 연신 포옹을 해댔다. 그러나 연이어 터진 딸아이의 질문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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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근데 엄마… 아빠도 저 아저씨처럼 나 나올 때 엄마랑 같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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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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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엄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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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응… 그땐 아빠들이 아기 낳을 때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 "누가?"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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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딸아이 말처럼 누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자식의 탄생을 맞이하는 것을 방해한 것일까? 한편 방송에 비쳐진 외국 분만실의 장면은 또 한번 엄마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뱃속의 환경과 유사한 따뜻하고 아늑한 조명 대신 수술대 위의 차가운 형광등과 철제 기구들의 쇳소리가 떠올려지며 딸아이에게 미안해졌다. 이 아이에겐 또 다른 폭력이었을지도 모를 일들을 아무 생각 없이 정해진 순서와 지시대로 행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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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따뜻하고 아늑한 엄마 자궁에서 엄마보다 10배의 진통을 느끼며 세상 밖으로 나오는 아기들은 전혀 낯설게 다가오는 형광불빛과 차가운 분위기를 어떻게 느꼈을까 생각하니 아찔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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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이것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새 천년은 우리에게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명관을 요구한다. 경제적 단위로서 노동력을 상징했던 생명, 하나의 재산처럼 여겨졌던 생명, 거대한 기계 속의 소모품처럼 여겨졌던 생명이 아니라 세상의 주인으로 하나의 우주로 소중하게 여겨지는 생명으로 대우받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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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요즘 청소년 문제 운운도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생명이 태어날 적, 얼마나 축복 받는 가운데 태어났으며 얼마나 자존감을 갖고 있는 생명이냐에 따라 해결점도 달라질 것이다. 뒤늦게 아이들의 교육문제로 골머리를 썩으며 전전긍긍할 일이 아니라 전 사회가 생명에 대한 존중감 속에 하나 하나의 생명을 축복할 수 있고 축복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교육의 튼튼한 토대는 마련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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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5|제왕절개 수술비율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40% 정도를 차지하고, 연간 출생 70만 건의 세배에 이르는 연간 200만 건의 낙태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생명의 기적>은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케 만들었다. 생명에 대해 소중한 느낌을 그 어떤 것보다 생생하게 전달해 준 특별한 성교육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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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7|학교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성교육을 할 때 그 어떤 이야기보다 조용하게 빨려드는 주제는 생명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것도 생명이다. 누구나 생명을 함부로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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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성교육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축복 받는 가운데 행복하게 태어나는 세상을 앞당겨준 sbs <생명의 기적> 제작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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