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 다시 뜨거운 6월을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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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에 부쳐

이른바 ‘강부자’ 내각을 통한 독선과 오만한 국정 운영이 한 축 그리고 언론 통제와 방송 장악을 향한 몸부림이 또 다른 한축.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의 모습이다. 결과는 어떠한가? 참담하다. 출범 100일, 국정 운영 지지율 17%. 총체적 위기다. 그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어제 밤 폭우 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분노한 시민 수만 명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다. 이명박 정부는 왜 이런 상황으로 몰리게 됐을까?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했다. 이런 식의 규정을 대선 전략으로 활용한 것 까지는 그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집권 이후에도 여전히 그 정도의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데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시민 의식과 민주주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인터넷과 휴대폰, 영상 기술 등이 크게 발달하면서 의사소통 방식도 변했다. 요즘 온라인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처럼. 한마디로 세상이 크게 바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변화를 모르고 있었다. 대선 승리에 심취해 있었는지 안이하고 오만하기만 했다. 

그들의 국민을 무시하는 독선과 오만한 국정 운영에 대해 지적하고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그들은 과거 70년대식으로 대응했다. 언론을 통제하려 한 것이다. 방송에 대해서 각종 수단과 국가 기구들을 동원해 압박을 가하면서 과거 70년대처럼 장악하려 했다. 정권에 협조적이지 않은 방송사 사장을 멋대로 바꾸고, 수적 우위를 확보한 국회에서 법을 바꿔 공영방송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를 거침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원군은 없다. 정부의 실정과 독선에 대해 눈감은 채 여론을 오도하고 왜곡해 왔던 조중동도 지금은 촛불의 힘에 눌려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 통제 기도가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 매체들에 대한 통제도 어려워졌지만 새로 등장한 뉴미디어 매체들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언론 통제와 방송 장악에 대한 꿈을 즉시 버려야 한다. 그리고 독선과 오만 대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과 소통하려 노력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말로만의 소통이 아닌 실천으로 그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이번 쇠고기 협상뿐만이 아니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반도 대운하, 학교 자율화, 의료 보험 민영화, 공영방송 민영화 등의 정책도 70년대식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따위의 발상을 즉시 폐기처분해야 한다. 국회 수적 우위만 믿고 덤비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법 이전에 국민적 합의와 상식이 우선이라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시 6월이 되었다. 하지만 예년의 6월과는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올해 6월은 87년의 6월을 닮았다. 그해 6월 시민의 분노와 힘이 세상을 바꾸었다. 이제 출범 100일을 넘어선 이명박 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벗어버리지 못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심을 거역하고 살아남은 정권은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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