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의 축제 ‘촛불파도’ 서울을 뒤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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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릴레이시위 이틀째

[3신: 오후 9시]

촛불이 파도가 되어 움직였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72시간 릴레이 시위 24시간이 지난 6일 시청 앞부터  세종로 사거리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10만 인파가 오후 8시 30분께 남대문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은 각각 명동과 서대문 방향으로 나뉘어 이동하고 있으며, 다시 합류해 청와대로 향할 예정이다.


▲72시간 릴레이 촛불시위 현장⑤  

손에 촛불을 들고 이동하는 대오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서로의 손을 맞잡고 “(쇠고기) 재협상”,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행렬은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에 ‘뿔난’ 시민들이지만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촛불문화제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모습은 스스로 만들어놓은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며 촛불을 높이 들기도 했고, 무대에 선 연사들의 발언에 때론 웃음과 환호로 답하기도 했다.  

▲ 전경차에 붙여 놓은 선전물
엄마와 함께 무대에 선 여자 어린이가 엄마의 “이명박은” 선창에 “물러나라”고 답하자 사람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이밖에도 촛불문화제에는 가수 안치환 씨가 무대에 올라 ‘광야에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해 시민들의 흥을 더했다.

촛불문화제가 막을 올리기 전부터 시민들은 각기 나름의 ‘축제’를 시작했다. 나란히 촛불을 들고 앉아 과자를 먹으며 웃는 가족부터 차 없는 도로에서 ‘설정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연인까지. 따로, 또 같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청와대 방향 세종로를 가로막고 있는 전경 차량 앞은 여학생들 차지였다. 버스 틈으로 건넨 꽃을 한 전경이 “고마워요”라며 쑥스럽게 집어 들자 환호가 이어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쥐’로 비유하는 것에 창안해 큰소리로 ‘쥐를 잡자’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편,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대학생 이세진 씨와 뜻을 같이 하는 몇몇 사람들이 태평로에 등장해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 시민은 “국민들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혼자 틀리다고 하는 이유가 뭐냐”며 이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 촛불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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