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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바로보기, 바로쓰기’발간한 KBS 장기오 부주간
고대 동아시아 역사소설 쓴 KBS TV1국 김현기 PD
징기스칸 원정로 대탐사 떠나는 MBC 교양제작국 박정근 PD
연합회보 ‘재즈클럽 순례’ 연재한

|contsmark0|최고를 추구해 온 철저한 장인 ‘tv드라마 바로보기, 바로쓰기’발간한 kbs 장기오 부주간
|contsmark1|96년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더스틴 호프만의 수상소감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영화 ‘졸업’ 촬영을 끝내고 그는 참된 연기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진실된 연기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심각한 갈등과 좌절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 어느 날 그는 우연히 tv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인터뷰 장면을 보게 된다. 가장 즐겁고 기쁠 때가 언제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말없이 똑같은 음의 건반만을 계속 되풀이하여 두드린다. 그러기를 무려 4시간 여만에 마침내 그는 기쁨에 가득한 얼굴로 말문을 연다. “바로 이 순간이다. 원하는 음 하나를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이고 건반과 씨름하다 마침내 그 음정을 찾았을 때 그 때가 가장 기쁘다”라고. 더스틴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그후 최고의 ‘음정’을 찾듯 연기에 몰입함으로써 세계적인 대배우가 됐다.작금 우리의 tv드라마는 과연 최고의 ‘음정’을 내고 있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라마의 공영성,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는 ‘고민도 없이 시각과 청각만을 흔들어 놓는 자극요법만을 속출하는 치장만 요란한 드라마들이 국민의 정서를 해치고 있다’는 등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드라마의 진정한 ‘음정’을 찾기 위한 pd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kbs 드라마제작국 장기오 부주간의 작품세계와 연출정신은 지금의 드라마 현실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25년여의 연출생활동안 결코 시류에 타협하거나 인기 등에 영합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작품세계만을 고집하며 항상 최고의 ‘음정’을 찾아내는데 최선을 다하는 철저한 장인으로, 사회와 역사와 인간을 보는 눈이 정확하고 신선하며, 심도 있는 사회통찰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창조하는 열정과 신념의 연출정신은 항상 후배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돌의 초상 , 금시조 , 사라진 것을 위하여 , 초혼가 , 만취당기 , 신혼여행에서 생긴 일 , 사로잡힌 영혼 등 그야말로 장선배의 작품세계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본질을 탐구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감동적인 교훈을 이끌어내는 명쾌한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작금 드라마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는 터라 장선배의 올곧은 연출정신과 작품세계는 더욱 소중해 보인다.다행스럽게도 금번 이러한 장선배의 연출정신과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담은 책이 발간됐다. 장기오 선배가 직접 저술한 ‘tv드라마 바로 보기, 바로 쓰기’란 책으로 25년여의 생생한 연출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이론서가 아닌 살아 있는 드라마제작 전반의 실제적 얘기들을 담고 있어 드라마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또한 pd를 비롯한 기존 드라마 종사자들에게도 한번쯤 자성과 의식의 전환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아무튼 장선배의 이 저술이 tv드라마의 진정한 발전과 최고의 ‘음정’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이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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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미완(未完)의 고수(高手) 고대 동아시아 역사소설 쓴 kbs tv1국 김현기 pd
|contsmark5|서른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빛나는(?) 헤어스타일로 처자식 먹여 살릴 일이 막막하여 kbs pd로 입사했노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녀석. 뭐가 그리 심각한지 얼굴만 마주하면 열변을 토하길 좋아하는, 그래서 곧잘 주위를 썰렁하게 하는 이공계 출신의 겉늙은 동갑내기 22기 동기. 그런 그의 태도가 가끔은 부담스러웠음에도 내가 그와 자주 어울리고(급기야 이런 글을 쓰게 됐지만) 그의 얘기를 경청하게 된 것은 그가 입사 전부터 구상했다는 한편의 소설 때문이었다.먼 옛날 동아시아의 이야기. 억압받던 중화민족의 영웅 진시황이 배달족에게서 중원의 패권을 빼앗기 위해 벌인 사투 과정을 그린 역사소설이라 했다. 자신을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강대국 콤플렉스를 떨쳐버리고, 역사의 승자가 되기 위한 한판 승부를 예비하는 민족소설이라고 했다. 그는 그 소설을 준비하기 위해 2년간을 백수로 지내면서 사마천의 사기와 한단고기 등을 뒤적여가며 혼자 고대사를 연구했으며, 국문과 출신의 동갑내기 부인과 신혼의 밤잠(?)도 설쳐가며 책을 쓰는 중이라 했다.그의 열변을 들을 때마다 심각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는 부러움과 시기심이 섞인 말투로 물었다.“도대체 무엇이 너를 우리 고대사에 집착하게 하는가?”그는 강대국과 가장 비굴하게 살을 맞대야 하는 곳에서 가장 혈기왕성한 시절을 보냈노라고 했다. 그는 ‘카투사’ 출신이었다.그후 나는 그의 열변이 관념적인 유희가 아닌 자신의 삶속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의 책이 빨리 나오길 바라는 사람중의 하나가 되었다.얼마전 드디어 책이 나왔다. 나는 몇차례에 걸쳐 책을 ‘무료증정’할 것을 권했으나 별 반응이 없어 ‘자비’로 그의 소설을 사서 읽었다.그의 기획은 대단한 것이었다. 객관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고대라는 시공간 속에 중국 사서인 ‘사기’를 역이용하여 우리민족의 위대한 세계를 구축하고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심어주고자 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서술방법에서 세련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지적에 대해 그는 “이 책이 내 이야기의 완결편이 아니다. 이야기의 물꼬를 트고 싶었고, 첫작품이라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고 전한다.주위의 많은 ‘이야기’를 대할 때마다 ‘내공’(내적 에너지)은 없고 ‘초식’(테크닉)만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공은 그 사람의 삶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그는 미완의 고수(高手)다. 자신의 인생 경험으로부터 얻은 훌륭한 내공의 기초, 즉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있게 내뱉은 그의 목소리가 나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자극제가 되었음을 고백하며 여러 선후배 pd들의 애정어린 관심을 바란다.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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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판사도 감동시킨 프로그램 정열징기스칸 원정로 대탐사 떠나는 mbc 교양제작국 박정근 pd
|contsmark10|"힘 좋은 놈, 스탭과 다투지 않을 놈, 제작비 모자라도 불평없이 해낼 놈. 이 세가지 조건을 다 갖춘 프로듀서가 바로 나 아니냐?”박pd는 담담한 한마디로 나의 염려를 일축해버렸다. 그의 짤막한 자화상에는 장난스런 허세도, 흔한 겸손도 없어 고개가 끄덕여진다.4월 말부터 석달동안 이어질 대탐사, 징기스칸 원정로 의 준비로 그는 밥먹을 틈도 없이 바빴다. 울란바토르를 출발, 타쉬켄트, 사마르칸트, 바그다드, 코카서스, 헝가리, 키에프 등지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하는 2만5천km의 대장정. 황무지와 사막에서 먹고자며 육로로 이동하는 것만도 엄청난 일인데다가 10여명의 스탭을 이끌고 험악한 분쟁지역을 누벼야 하니(게다가 누가 봐도 열악한 제작비로!) 스트레스 또한 보통이 아닐 게다.“내 돈 내서라도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니까 하는 거지. 스탭은 자원하는 사람으로만 구성했는데, 줄을 서더군.”그의 특기-카약으로 대한해협을 횡단했다거나 기체조로 동료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재주, 컴퓨터를 개인비서처럼 다루는 것 등-는 일일이 꼽을 수도 없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연출생활 14년 동안 힘들다고 찌푸리거나 원치 않는 프로그램을 맡았다고 투덜댄 적이 단 한번도 없다.3년 전 방송된 한국의 버섯 촬영 때는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산을 하루에 세 곳이나 오르내린 적도 있다. 필요하면 두번이고 세번이고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당시의 스탭들은 그때 고생담과 그의 넉넉한 사람됨을 지금도 종종 입에 올린다.그는 재작년 이맘때 노조 사무국장을 맡은 뒤 1년 반만에 돌아왔다. 임기 1년에 덧붙여진 6개월은 고스란히 그의 희생이었지만 누가 위로라도 할라치면 “잘 지냈는데, 뭐…”하며 덤덤히 웃을 뿐이다.그는 ‘프로듀서는 프로그램으로 말한다’는 것과 ‘프로그램은 시대와 현실에 대해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도 잘 아는, 흔치 않은 프로듀서다. 올초 pd수첩 데뷔작 아이템으로 노동법 문제를 선택하여 방송하기도 했다.노조활동으로 인한 불이익은 아직도 그의 곁에 남아있다. 사내징계로 인사불이익을 받았고, 1심에서 ‘징역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에 계류중인 파업재판 때문에 프로듀서로서 일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 대탐사를 위해 취재 기간 중에 재판날짜가 잡히지 않도록 담당판사와 담판을 벌였다.“프로듀서의 생명은 프로그램이다. 재판도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취재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징역 10년을 살게 해 달라”며 설득하자 판사가 결국 승복했다는 것. 박정근이니까 이러한 설득이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아마도 ‘피의자’가 재판 일정을 바꾸고 정한 것은 한국 근대사법 100년사에 처음있는 일일 게다.사무실 저쪽, 노트북 앞에 앉아 3백 가지가 넘는 준비물 목록을 확인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참! 그의 이름은 ‘바르게 박힌 뿌리’[正根]가 아닌가!이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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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음악이요?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연합회보 ‘재즈클럽 순례’ 연재한 cbs 권혜진 pd
|contsmark14|지난 2월6일자 연합회보(제111호)를 시작으로 연재되고 있는 ‘x-pd를 위한 길라잡이’의 첫 순서 ‘pd가 가볼 만한 재즈카페’의 필자로 매 호 연합회보의 지면 한 구석을 맡아왔던 권혜진 pd(cbs 편성제작국, 28)를 만났다. 그녀가 단지 6회분의 이 연재물을 위해 얼마나 심사숙고해 소개할 재즈클럽을 선택했으며 얼마나 열심히 취재했는지 아는 까닭에 짧은 지면사정상 그 노고가 십분 반영되지 않았음을 내심 미안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그녀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노트를 펴들고는 “몇가지 미리 취재를 했는데요” 하면서 우리나라의 재즈문화가 왜 활성화되지 않는지 법·제도적인 한계부터 외국의 사례까지 줄줄이 꿰어 낸다.재즈는 밴드의 개념과 떨어질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밴드는 가라오케 반주자 정도로밖에 인식이 안된다.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고 법적인 제한이 너무 많다. 대중화되기 어려운 장르라 연주자들이 재정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보다도 원하는 대로 공연할 수 있는 열린 조건이 필요하다. 외국의 사례는 이렇다 등등.94년 cbs에 입사해 줄곧 음악 프로그램을 맡아 온 그녀는 fm 개국이후 12시에 만납시다 에서 ‘하나로 부르는 노래’ 코너를 통해 통일노래를 발굴·소개하는데 앞장서 통일처녀라 불렸다. 0시의 재즈 도 워낙 관심분야라 눈독을 들여온 프로그램이었고 6개월가량 신나게 했다. 현재 cbs fm의 간판급인 가요·팝 프로그램 김장훈과 우리들 (매일 저녁 10시~12시)을 맡고 있다. 입사 4년차의 pd로서는 상당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게 그녀의 음악적 소양과 전문성에 기반한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지만 말이다.“재즈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은 아니죠. 한동안 재즈 붐이 일었지만 그건 거품입니다. 어쨌건 덕분에 재즈클럽들이 여성지 등에서도 많이 소개됐고 책자로도 나왔지만 인테리어나 음식, 가격, 장소 분위기 등에만 신경썼지 pd들에게 소개할 만한 내용들은 아니었어요. 연재 청탁을 받고 처음엔 단순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정보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라이브 하는 재즈클럽을 중심으로 선택했습니다. 외국에서 들어온 체인점으로 많이 알려진 재즈클럽도 있지만 일부러 제외했구요. 이 란이 우리나라 재즈문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거든요. 누가 뭐래도 문화를 선도하는 pd들이 보는 회보 아닙니까.”그녀는 정말 이 연재물과 관련해서 연합회보 편집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나아갔다. 다른 음악 pd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자신은 ‘짬밥’이 아니라며 쑥스러워 하더니 노장 연주가나 오래 음악을 다루어 온 pd들이 흔히 한다는 얘기를 전한다.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란 생기지 않게 되고 하나의 장르에 몰입하는 경향은 초기에나 나타나는 것이라나. 다른 음악을 하는 pd들도 많이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는 뜻의 간접화법이다. <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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