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 방송장악, 이제는 안 된다.
상태바
[큐칼럼] 방송장악, 이제는 안 된다.
‘방송장악과 네티즌 탄압 저지 범국민행동’ 발족에 부쳐
  • PD저널
  • 승인 2008.07.30 0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월 24일(목)은 방송민주화 역사에서 매우 뜻 깊은 날로 기록될 것이다. 많은 비가 내리던 이날 오후 6시, ‘방송장악과 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이 KBS 본관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출범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년 방송민주화의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다.

범국민행동은 몇몇 언론현업 및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뜻을 모은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500여개 넘는 단체들이 동참키로 했다. 그만큼 절박하고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당시는 정권이 YTN에 낙하산 사장을 앉히고 방통위에서 친여 성향의 KBS 이사를 임명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이제 KBS 정연주 사장도 퇴출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 보이던 시점이었다. 또한 검찰과 방통심의위를 동원하고 조중동을 통한 여론몰이를 통해 MBC PD수첩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심을 거스르는 무리수는 필히 역풍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방송 장악을 기도하는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현업 단체들과 시민단체, 정당들, 학자 그리고 재야의 민주화 원로들이 총결집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역사의 시계를 지난 80년대로 되돌리려는 기도에 대해 단호히 저항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500여개가 넘는 단체들은 그냥 이름만 거는 단체가 아니라 모두 주도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

범국민행동을 결성시킨 원동력은 바로 촛불이다. 지난 6월 11일 이후 40여일 넘게 시민들이 공영방송을 지켜내겠다며 KBS 앞에서 촛불을 켜 왔다. 범국민행동은 이 소중한 촛불 민심을 받들고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결성되었다. 따라서 이제 정권이 국민적 상식과 합의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면 붙일수록 촛불은 더 활활 타오르게 되고 범국민행동의 결집력과 힘은 강해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당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어느 한 정당과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야당들이 참여하는 조직이라면 염려할 것이 없다고 본다. 그리고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는 정파성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다. 이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과 단체라면 모두 연대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맞서 범국민행동은 방송을 지키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각오로 행동할 것이다. 따라서 정권은 지금 당장 방송 장악 음모를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범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하루빨리 방송 장악의 미몽에서 벗어나라. 그것이 민심이다. 민심이 바다라면 정권은 배다. 민심이 성나면 배는 뒤집힐 수밖에 없다. 아무도 이런 비극을 원치 않는다. 국가적 불행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