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회장 · 부회장 없이 ‘사장중심체제’ 전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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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회장 · 부회장 없이 ‘사장중심체제’ 전환 첫걸음
이사회, 김성재 회장 후임없이 '공석'으로 … 사장 이하 경영 -방송본부 체제 개편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08.1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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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S 희망조합(위원장 김인중)은 지난 5일 '공모사장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으로 최대주주를 추천해 ‘옥상옥’ 구조에 ‘소유와 경영 분리원칙 위반 논란’까지 불거졌던 OBS경인TV(사장 주철환)가 사장 중심체제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7일 OBS 이사회에서 김성재 회장과 김종오 부회장은 정식으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사회는 논의 끝에 회장·부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김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으로 추천했던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사회 의장)은 “OBS 회장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부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때 파문을 일으켰던 추부길 청와대 전 비서관의 OBS 부회장 내정설도 일단락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민영철 전무의 사퇴도 결정됐다. 사장을 포함한 OBS 임원진 전원은 상반기 결산 후 저조한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으로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이 가운데 민 전무의 사표만 수리되고 나머지는 반려됐다. 권영만 부사장은 “상반기 적자폭이 예상보다 훨씬 큰 것에 대해 이사회는 올해 경영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대신 임원진들에게 책임경영을 당부했다”며 “민영철 전무의 사표만 받아들여진 것은 저조한 광고수익에 대한 책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장 중심 조직개편 단행 … 경영-방송본부와 신사업추진단 체제로

그동안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온 ‘옥상옥 구조’를 없앤 것과 함께 OBS는 이번주 중으로 사장 이하 경영·방송본부와 신사업추진단(가칭)을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경영본부장은 안석복 이사가, 방송본부장은 홍종선 편성국장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만 부사장은 신사업추진단(가칭)을 맡아 뉴미디어, 콘텐츠 등 부대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권 부사장은 “지금처럼 광고수익에만 의존해서는 경영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부대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대주주의 후임 회장설과 관련해 반대성명을 발표했던 OBS 희망조합(위원장 김인중)은 “그동안 노조에서 꾸준히 문제제기해온 ‘옥상옥’ 구조가 외형적으로 척결된 것과 공모사장 중심체제로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희망조합은 이사회가 열린 7일 경기 부천 오정동 사옥 앞에서 20여명의 조합원이 ‘옥상옥 구조’ 반대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지난 7일 이사회에 앞서 열린 OBS 노조의 '공모사장 중심전환' 침묵시위. ⓒOBS 희망조합


희망조합 “‘옥상옥’구조 척결 긍정적” … 임단협은 여전히 진통

한편, 노사간 최종서명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임금단체협상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OBS 희망조합(위원장 김인중)은 지난 1일 두 번째 성명을 내 임단협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개입을 비판하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을 지키라”고 주장했다. 이는 임단협 최종서명을 앞두고 회사측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안이 최대주주가 노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만든 것으로 밝혀짐에 따른 것이다.

희망조합은 성명에서 “이와 같은 대주주의 간섭 속에서 OBS 공모사장은 과연 임기동안 무엇을 소신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기존 노사가 합의한 협상안과 새로운 안을 비교해보면 임금인상률이 소폭 하향 조정했고, 단체협상안은 분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대폭 수정됐다.

김인중 희망조합 위원장은 “회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단협 시행을 미루자고 하는데, 이 경우 임금인상 문제는 고려할 수 있다고 해도 단체협약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 편성규약 등이 누락된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제시한 협상안은 방송사의 단체협약으로 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의 이와 같은 항의표시에 대해 사측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외형적인 ‘옥상옥 구조’문제가 해결되고 사장중심체제로의 전환이 예고된 만큼, 그동안 임단협 논의를 이끌어온 주철환 사장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종협상 직전 노조에 새롭게 제시한 안이 최대주주가 작성한 내용을 대폭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주 사장이 노조에 추가협상을 요구하려면 그에 합당한 명분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 중심체제 전환’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꿸지 임단협 논의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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