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 의로운 싸움은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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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방송의 날을 맞으며

오늘은 제 45회 방송의 날이다. 방송의 날은 ‘문화 향상과 공공복지에 대한 방송의 역할’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이날은 방송 문화 창달을 위해 열심히 일한 우리 스스로를 자축하면서 하루를 쉬는 날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PD들에게는 자축 분위기 보다는 투쟁 의지를 재다짐하며 출근하는 날이 되어버렸다.

정권의 폭압적인 공영방송 사장 교체 및 프로그램과 뉴스 장악 기도에 맞서 만들어진 ‘KBS 사원 행동’은 오늘 오후 4시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총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오전 12시에는 KBS의 젊은 기자 100여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강도 높은 방송장악 저지 투쟁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더불어 방송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고 YTN 사장을 낙하산으로 투입하더니 결국 지난 8월 임기가 한참 남은 KBS 사장을 교체했다. 이제 가을 정기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정권은 IPTV법 시행령, 신문방송겸영 허용, 국가기간방송법 등을 통해 공영방송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

KBS 2-TV를 분리하거나 기능 조정을 통해 민영 채널을 확보하고 또 MBC를 민영화시키려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영방송 위축시켜 KBS를 관영방송화하고 민영 방송을 여럿 만들어 방송을 조중동화 내지는 사영화해서 이명박 정권에 유리한 방송구도를 만들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PD 집단을 공격하고 있다. 방통심의위원회와 검찰을 통해 <PD수첩>을 압박하고 조중동은 PD저널리즘을 선정적이고 편향적이어서 손을 봐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또한 일부 예능 PD들의 금품 수수 사건을 이용해 예능 PD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물론 일부 PD들에게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정도의 도덕적 해이가 있다면 당연히 문제를 삼아야 한다. 하지만 수사의 시점과 방식이 순수한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그 동안 PD연합회는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에 맞서 꿋꿋하게 싸워 왔다. 권력의 방송 장악은 결국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PD저널리즘에 대한 부당한 압력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음을 분명히 해 왔다. 다시 말해 PD저널리즘에 대한 공격은 방송언론인 정신을 버리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힘은 들었고 때론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 여정에서 외롭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이 뜻을 함께 했다. 오히려 앞장서서 투쟁해 주었다. 언론노조, 민언련, 언론연대, 미디어행동, 방송장악저지 범국민행동, MBC․CBS․Y수 등의 방송사 노조, KBS 사원행동 등등 그리고 곧 출범할 미디어 공공성 포럼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100만 촛불 시민들이 있었다. 왜 그랬을까? 우리가 가는 방향이 옳았고 우리의 투쟁이 떳떳하고 의로운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권력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여론 조작을 위해 조중동을 열심히 동원하겠지만 이 싸움은 질 수 없는 싸움이다. 왜냐면 방송을 장악하려는 세력들을 제외한 모두가 우리를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질 수 없는 구리고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을 앞에 두고 오늘 제45회 방송의 날을 맞아 우리 방송인들 특히 PD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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