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뽑은 최고의 올림픽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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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베이징 올림픽 결산, 네티즌 설문조사 실시

2008베이징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최근 CCTV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올림픽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에는 네티즌이 스스로 만든 질문도 있고 CCTV측에서 유도한 질문도 있는데, 중국 전역의 네티즌들이 참여해 투표하고 댓글을 달았다는 점에서 베이징올림픽에 관한 중국 일반인들의 평가를 엿볼 수 있다. 

▲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경기 직전 출전 포기를 선언한 중국의 류샹 선수. 사진제공=CCTV.

‘베이징올림픽 10대 감동의 순간 중 어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인들은 올림픽 개막 며칠 전까지도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라크 선수단 중 조정 남자 더블스컬 패자부활전에 참가한 하이다르 노자드-후세인 제부르 조가 같은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해 각기 다른 브랜드의 티셔츠를 빌려 입고 경기에 출전한 장면(47.91%)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둘째는 여자 체조 선수로는 사상 첫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운 독일의 여자 체조 도마선수 옥산나 추소비티나의 은메달 획득(19.24%)을 들었다. 또 그 다음으로는 야오밍과 함께 중국의 영웅급 운동선수 류샹의 경기출전 포기(12.62%)를 꼽았다. 류샹이 부상을 이유로 레이스직전에 기권한 사건은 그 여파가 적지 않아 ‘베이징올림픽 경기 중 가장 안타까왔던 순간 1위(50.62%)에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류샹에게 아테네올림픽 이후 2연패의 영광을 기대했던 중국인들은 그에게 받은 실망을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금을 획득한 기록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개막식으로 위안 삼을 수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10대 경이로운 일’에 대한 질문에서 네티즌들은 중국이 사상 초유의 금메달을 획득해 1위를 차지한 것(63.42%), 장관을 연출한 개막식(13.81%), 초인적 경지를 보여준 미국 수영선수 펠프스와 자메이카 육상선수 볼트의 출현(6.81%)을 차례로 꼽았다.

베이징올림픽 주최국으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와 2위 미국을 월등히 능가하는 1위를 차지했다는 것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자부심은 ‘베이징올림픽을 한마디로 대변하는 키워드로 적당한 것은?’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네티즌들은 베이징올림픽의 중심 키워드로 ‘돌파’(52.16%), ‘중국’(29.02%), ‘휘황찬란’(13.33%) 등을 꼽았는데, 이는 중국인 스스로 올림픽 성과에 대한 만족감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중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더욱 공고해졌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과 연관된 사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베이징올림픽 중 가장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온 경기’ 1위로 중국 양궁선수 장줸줸이 박성현을 물리치고 한국 양궁의 불패신화를 깨뜨린 것을 꼽았고(61.02%), ‘가장 기억에 남는 결승전’ 역시 장줸줸과 박성현이 벌인 양궁개인전 결승전(45.62%)이라고 답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과 관련해서 아테네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32강전에서 탈락한 것에 관심을 표했는데 ‘한국 탁구선수 유승민의 탈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아테네금메달 획득은 우연이었을 뿐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에 76.46%의 네티즌이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한 감정은 ‘SBS가 개막식 장면 일부를 사전에 노출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 극에 달했는데 SBS의 방영권을 취소해야한다(33.85%), SBS의 취재권을 취소해야한다(21.54%),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한다(13.85%) 등 매우 부정적이었다. 물론 네티즌에 국한된 반응이지만, 이는 향후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북경=신혜선 통신원/ 북경연합대학 관광학부 부교수

이밖에 눈에 띄는 설문으로, 중국의 네티즌들은 ‘올림픽경기 중 없어져야할 경기’로 승마(71.43%)를 꼽았는데 일반 대중들은 꿈도 못 꾸는 귀족운동으로 상대방 없이 혼자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공연으로서는 의미가 있으나 경기로는 의미가 없음을 이유로 들었다. ‘베이징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생긴 의혹 10가지’로는 도대체 볼트는 얼마나 더 빨리 뛸 수 있을까?(39.22%), 류샹은 언제나 다시 경기에 임할 수 있을까?(28.92%)와 함께 펠프스는 지구인 맞나?(5.92%)라는 항목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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