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 방송위원회는 중심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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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방송위원회의 주요한 권한 중의 하나인 공영방송사 경영진에 대한 인사가 있었다. 새 방송위원회가 출범하고 첫 번째로 행한 인사였다. 긴 진통 끝에 출범한 방송위원회는 그 어느 것보다 권력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을 확보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방송의 독립이라는 추상적 가치가 경영진 선임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통해 어느 정도 구현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인사에 대한 관심도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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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kbs 이사진 11명과 ebs 사장 및 비상임 이사가 확정 발표되었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은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환영의 소리보다는 우려의 탄식이 더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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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그 동안 언론 단체들은 경영진 선임의 기준으로 공영방송 이념 구현, 경영 능력, 정치적 중립, 전문성 등을 제시했다. 또 방송위원회는 방송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송문화진흥회법 등이 규정하고 있는 원칙에 따를 것임을 천명했고 대표성과 전문성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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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하지만 인사의 결과를 보면 이러한 기준과 원칙이 얼마나 적용되었는지 의문이 없지 않다.
|contsmark10|대통령의 임명을 받으면 사장을 임명 제청하게 될 kbs 이사진의 경우 일단 낙제점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정치적 편향성이 적은 인사들이고 노동조합의 추천을 반영하는 등 방송위원회가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대표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전문성은 미흡하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힘들 것 같다.
|contsmark11|하지만 ebs의 경우는 상당히 심각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박흥수 원장이 유임된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 원장은 95년 교육방송 원장으로 부임한 이래 어려운 재정구조에도 불구하고 교육방송을 경영실적 우수 기업 반열에 들게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에 대해 교육방송 현업자들은 제작비 및 인건비에 대한 철저한 통제로 쥐어 짠 결과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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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프로그램 기획과 제작에 대한 간섭과 인사의 전횡이 심했기에 그의 선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도 한다. 한마디로 "경영능력과 개혁성에 크게 미흡하여 조직원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실력자와 학연을 맺고 있는 것이 유임의 배경이라는 의혹이 사실 무근이기를 바랄 뿐이다.
|contsmark15|결국 이번 인사는 전문성, 경영 능력, 정치적 중립성 등의 척도로 보았을 때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공영방송사 경영진을 선임하는 좋은 선례가 이번 인사과정에서 확정되었어야 했는데도 말이다.
|contsmark16|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줄을 이었던 개연성 높은 풍문들이 주었던 불길한 암시를 일거에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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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다른 무엇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방송위원회의 첫걸음이 정치권에 의해 방향이 엇나갔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라고 그토록 엄청난 권한을 부여받은 방송위원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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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방송위원회는 중심을 지켜야 한다. 소신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당장 닥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은 물론이고 앞으로 있을 모든 정책 결정과 권한 행사에서 권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contsmark23|그것이 시청자 국민이 방송위원회에 위임한 권한이다. 과거의 공보처나 과거의 방송위원회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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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권력으로부터 스스로의 독립성을 확보해 내지 못한다면 그 막강한 권한으로 방송 현업자를 징계하더라도 도덕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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