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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배, 정상배들이 들끓는 방송계
추악한 자본의 비열함

|contsmark0|“지역민방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김현철 씨의 측근 박태중 씨가 광주의 l건설과 대전의 s건설로부터 각각 4억원, 2억원을 받았다.”“catv 모 방송의 정치권에 대한 내부 공식 로비자금이 5억원에 달한다.”“인천방송은 사장으로 장모씨를 내정했다가 김모씨로 교체했다.”더 이상 예거하기가 추악할 정도의 이 설들은 최근 지상에 집중적으로 보도된 내용이다. 김영삼 정부 출범이래 catv, 지역민방 등을 합해 1백여개의 방송허가가 나왔다는데 이들 방송사가 태동하기까지 ‘업자’와 ‘힘있는 큰손’ 사이에 오고갔을 검은 거래의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것이다. 이 나라에서 방송은 그렇게 돈을 쏟아 부으며 박터지게 따낼 정도로 ‘물좋은 사업’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catv는 계약해약이 속출하고 누적결손이 치명적인 수준인데도 새로이 이 사업을 하겠다고 줄을 선다. 지역민방 또한 기존 방송사의 광고 판매율마저 급감하는 등 경기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도 서로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역민방의 경우 그 지방에서 내노라 하는 건설기업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데 재무고조가 취약하다는 한국의 기업들이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는지 방송사업 진출을 잘도 하려든다. 대차대조표 한번만 내보면 얼마나 적자투성이인 줄 알텐데 수익성 따지는데엔 귀신인 우리 기업들이 방송에 연연하는 것엔 필경 그만한 이유가 있겠다.아마도 이들 중 일부는 방송을 정치권 로비의 줄대기 수단이나 모(母)기업의 방패용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pd출신보다는 보도출신이 낫겠다며 사장내정자를 갈아치운 인천민방의 경우는 이런 측면의 극치다. 권언유착의 우리 풍토에서 보도 출산 사장이 유사시(?)에 쓸모있을 것이라고 약빠르게 쟀음직하다.모리배들이 판치는 이땅의 방송, 정상배들이 득시글거리는 우리 방송. 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철학도 없이 부나비떼처럼 방송계 언저리에 몰려든 그들을 보며, 우리는 하릴없이 오늘도 촬영하고 편집하고 날밤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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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추악한 자본의 비열함다큐멘터리영상제의 파행을 보며
|contsmark3|제2회 다큐멘터리영상제의 파행과 굴절은 우리를 착잡하고 암울하게 한다. 다큐멘터리독립제작사의 잔치이어야 할 이 행사는 자본의 비열한 작태에 수모를 겪다가 그 숭고한 다큐멘터리정신이 능욕당하고 유린된 채 끝났다. 이 사태의 전말은 1997년 한국의 문화시계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기실 독립프로덕션 제작환경의 활성화나 활동공간의 확대는 우리들 공중파pd들에게도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다. 영역이 다를 뿐 사실상 활동방식과 표현방법은 거의 일치한다. 우리가 독립프로덕션의 활동에 애정을 가지고 다큐멘터리영상제와 같은 행사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결국 ‘pd적인 생존방식’의 유사성에 기인된 동류의식 때문이랄 것이다.그러기에 제2회 다큐멘터리영상제의 파국은 남의 일이 아니다. 개막작 태평천국의 문 이 은행나무침대 와 간이역 의 중국진출을 노리는 스폰서 삼성측의 비굴한 장삿속으로 전격 취소되고, 4·3항쟁을 다룬 레드 헌트 가 교묘한 핑계대기 끝에 상영이 취소되는 일련의 과정은 분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본토귀속을 앞둔 홍콩에서조차 상영된다는 태평천국의 문 이 명색이 독립국가인 한국의 민간행사에서조차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방송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리란 예단으로 레드 헌트 는 수모 끝에 자격이 박탈됐다.급기야 일부 심사위원,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장에서 철수했고 심지어 대상 수상자는 수상을 거부했다. 다큐멘터리스트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의 표출이라고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내년의 제3회 행사를 걱정하기도 한다는데 막말로 또 이 지경으로 할 양이면 그따위 행사는 해서 뭐하나.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을 부단한 노력으로 추구해왔던 이땅의 방송인들. 점차 추악해지는 자본의 공세 속에서 다큐멘터리영상제의 파행을 보고 있자니 앞으로의 pd노릇이 만만찮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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