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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송에서 절대적인 강자는 바로 CCTV다. 이 가운데 CCTV의 하부 단위인 지역 위성채널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위성채널은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성급 지역 및 베이징, 상하이 등 초대형 도시에서 위성 플랫폼을 이용해 전국 시청자에게 전파를 수신하는 방송을 가리킨다. 중국에서도 콘텐츠 자원은 위성채널의 경쟁력을 결정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콘텐츠 특히 드라마 자원의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 중국 드라마 <양광의 즐거운 생활>.

특이점이라면 2008년 상반기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은 해외 수입드라마가 아닌 중국 드라마다. 특히 매우 중국적인 색채가 농후한 콘텐츠가 안방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그 중 <양광의 즐거운 생활>, <창관둥>, <향촌사랑2>, <5호특공조>, <웃으면서 살아가자> 등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월간 성급 위성채널의 시청률 수위를 점했다.

한편 드라마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일부 드라마의 경우 성적이 부진하자 방송사들은 ‘시청률 보증수표’로 알려진 드라마만 반복적으로 편성하는 현상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유행하는 드라마 방영방식은 몇 개 방송사의 이른바 ‘연합 개봉 드라마’이다. 즉 우수한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하기에는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운 방송사들이 연합으로 드라마를 구입하고,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하는 일종의 연합계약을 맺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방송사 간에도 경쟁국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상반기 ‘연합 개봉 드라마’는 일부 방송사에서 저녁 황금 시간대 플랫폼 자원을 쏟아 부어 아예 몇 회분을 연속 방영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때로는 저녁 황금시간대에 타 방송사가 방송을 시작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첫 방영 당일 낮 시간대에 수 회분을 ‘특별편성’해 방송하고, 다음 회부터 황금시간대로 옮겨 방송하는 경우도 있었다.

장시 위성채널과 충칭 위성채널 등은 ‘연합 개봉 드라마’를 방영하는 낮 시간대 방송분량이 저녁 시간대를 초과하는 기존의 잠재적 규칙을 깨기도 했다. 개봉시간은 점차 빨라져 처음으로 위성채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개봉 당일 오전 아예 연속 몇 회씩 방영을 하는가 하면, 일부 위성채널은 다른 채널보다 더 빨리 방영하기 위해 당일 새벽 12시부터 방영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생겨났다.

시청률이 높은 인기 드라마를 연속 몇 회씩 방영하거나 각 시간대별로 몇 차례씩 방영하는 수법은 드라마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성급 위성채널이 시청률을 보장하는 비장의 무기가 됐고, 한 채널에서 하루 종일 동일 인기 드라마만 방영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올해 구정기간에 방영된 <창관둥>의 경우, 헤이룽장, 랴오닝 위성채널은 저녁 황금시간대에 연속 두 차례 방영했고, 전일 각 시간대에 최소 두세 차례씩 방영했다.

위성채널이 저녁 황금시간대 첫 방영된 드라마를 방영한지 얼마 안 돼 동일 드라마를 재방영 하는 것도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이다. 후난 위성채널, 장쑤 위성채널, 안후이 위성채널은 시간대별로 <혈색상서>, <데릴사위>, <웃으면서 살아가자>등 독점방송 드라마를 재방송 했다. 랴오닝 위성채널, 산동 위성채널은 <향촌사랑2>를, 장시 위성채널, 허난 위성채널은 <5호 특공조>를, 산동 위성채널과 허난 위성채널은 <금혼>을 재방송하는 등 성급 위성채널의 개봉 방영 드라마도 재방송됐다.

주관부서의 명확한 정책적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동질화는 ‘개봉 방영 드라마’를 위주로 한 드라마 방영 속도의 경쟁을 초래하는 한편 위성채널이 저녁 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에 대한 투자비를 더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차례 경쟁을 거쳐 막강한 실력을 구비한 위성채널의 황금시간대 드라마는 처음 독점 방영, 1+X 위성채널의 방영, 단독 위성채널 방영, 독점 위성채널 방영 등의 방식을 위주로 진행하며 위성채널의 독점방영(첫 차례 방영)과 드라마 자원의 차별화를 실현한다.

▲ 북경=이재민 통신원/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드라마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성채널 프로그램이 발전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시청률의 성패는 드라마에 달려있다”는 철칙이 아직까지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중국에서 방송사들의 드라마에 대한 의존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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