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케이블 진영의 비교적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득세한 이번 시상식을 바라보면서 그 동안 시장에서 절대적 강자의 입장에 위치했던 네트워크 측의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베스트 드라마 시리즈 부문 파이널 리스트에 포함된 6편의 작품 중 AMC의 <메드맨(Mad men), FX의 <데미지>(Damages), 쇼타임(Showtime)의 <덱스터>(Dexter)등 3개 작품이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작품이었고, 닐슨 미디어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이 작품들의 총 시청자는 도합 500만 정도에 불과하다. 네트워크 채널에서였다면 조기에 종영될 수도 있었을 만큼 빈약한 시청률이지만 각 채널의 특성과 개성을 살린 케이블 TV였기에 가능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결국 베스트 드라마 시리즈의 승자는 도합 1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AMC의 <메드맨>(Mad men)이 되었다. 1960년대 뉴욕 광고시장의 중심 ‘메디슨 에비뉴’를 배경으로 한 화제작 <메드맨>(Mad men)은, 이 밖에도 드라마 부문 최고 작가상을 매튜 와이너(Matthew Weiner)에게 안겼다.
코미디 부문에선 NBC의 <30록>(30 Rock)이 2년 연속 최고 코미디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의 제작자이자 연기자이기도 한 티나 페이(Tina Fey)는 코미디 부문 최고 작가상과 여우 주연상을 동시에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30록>(30 Rock)은 올해 시청률 측면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최고 코미디 작품상을 또 다시 수상하며 그 가치를 증명했다.한편 올해 시상식의 진정한 승자라 할 수 있는 HBO의 <존 아담스>(John Adams)는 최고 미니시리즈 작품상을 비롯해 남녀 주연배우 등 총 13개의 상을 거머쥐며 미니시리즈 사상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한 자사의 <앤젤스 인 아메리카>(Angels in America)를 제치고 역대 최고 미니시리즈에 등극했다. HBO는 미국 두 번째 대통령인 존 아담스를 다룬 동명의 작품을 필두로 <앙투라지>(Entourage), <인 트리트먼트>(In treatment) 등의 작품으로 도합 26개의 에미상을 거머쥐며 올해의 최고 방송사로 등극했다.
이번 에미상 시상식은 전반적으로 시청률 보다는 작품성에 의거한 시상식이었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는 앞으로 급변할 TV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점차 다양하게 분화될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필수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