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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이 글은 최근 kbs에서 크레지오닷컴으로 이직한 한정석 pd가 kbs를 떠나며 쓴 글이다. 한정석 pd는 kbs 공채 19기로 입사해 <세계는 지금>, 등을 연출했으며 작년 11월 크레지오 시험방송때부터 파견근무를 하다가 최근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kbs에 사표를 내고 크레지오닷컴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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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오후 4시30분. 목동 크레지오 사무실.
|contsmark4|회의를 중간에 마치고 허겁지겁 서류와 명함을 챙겨든다. 늦었다! 5시까지 테헤란로에 있는 제휴업체에 가야한다.
|contsmark5|의자에서 일어나 후다닥 사무실을 내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치미는 짜증. 받을까 말까…그래도 혹시하고 수화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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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네 kbs 한정석입니다." 적어도 7년간 나는 이렇게 전화를 받아왔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contsmark9|전화를 걸어온 pd연합회보 편집장이 kbs를 떠나는 소감을 좀 적어 보내란다. 순간 아득해진다. 내가 kbs를 떠났던가? 그랬다. 분명히 a4 용지에 자필로 "일신상의 이유로…" 어쩌구 하며 사표를 썼던 기억이 난다.
|contsmark10|그때도 약속시간에 쫓겨 허둥거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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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택시는 대방역을 돌아 88도로에서부터 기기 시작한다.
|contsmark17|이왕 늦은 거 마음 편히 먹자. 아예 눈을 감고 느긋한 자세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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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그런데 편집장의 전화 목소리가 자꾸 귓전에 맴돈다. "kbs를 떠나며…"라고? 순간 정들었던 선배들과 후배들, 그리고 보잘것 없는 나를 항상 지지해주신 대선배들의 정겨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나는 아직 그분들께 인사조차 못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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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kbs를 떠나면서 다른 어떤 기억보다 그러한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난 분명히 복받은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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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날까…. kbs. 한때는 그렇게 답답하고 때로는 원망스럽지 않았던가.
|contsmark30|하지만 달리는 택시 안에서 나는 마치 정든 부모를 떠나 타향길에 나선 어린애처럼 한참동안 목이 메어왔다. kbs는 내게 너무나 크고 뿌리깊은 존재였던 것이다. kbs가 이미 내게는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음에도 나는 늘 철부지처럼 고마움대신 투정만을 부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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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택시는 어느새 목적지에 멈추어 섰다. 무려 1시간이나 약속시간에 늦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반가이 맞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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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오시느라 힘드셨죠? 저희가 찾아 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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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새로이 만나는 사람들의 눈에는 또다른 동료애가 깃들여 있다. 그것은 kbs에서와는 다른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며 비전을 공유하고 있음을 잘 안다. 우리는 서로를 도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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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kbs를 떠나면서 나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어디에나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늘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희망"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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