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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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연출 정철원)/ 27일 오후 11시 20분

'自殺이 남긴 메시지 - 나는 살고 싶었다'

9월 27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하루 평균 자살자 34명. OECD가입국 중 자살률 1위 국가인 우리나라가 자살 원인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고 자살(시도)자들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삶의 욕망들이 어떤 계기들로 좌절되면서 죽음의 가능성을 높이는지 알아본다.또 실질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대책이 필요한지 고민해 본다.

쉽게 죽는 사람은 없다.

얼마 전 새벽, 한강 수난구조대는 투신자살을 시도했던 한 여성을 30분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신발까지 벗어놓고 강물에 뛰어든 그 여성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살려 달라’는 적극적 구조 요청이었다. “그 분이 살겠다는 의지를 갖고 끈기 있게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캄캄한 새벽에 구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구조대원은 말했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가 왜 죽으려고 했는지 갖가지 추측보도들이 난무한다. 이러저러해서 죽음을 선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故人의 불행했던 사연들이 여기저기 공개된다. 유명인이 아닌 경우는 반대로 너무 간단하다. ‘생활고를 비관하며...’ 등등의 짧은 수식어로 대체된다. 과도한 추측이든 지나친 단순화든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런 일로 꼭 죽었어야만 했을까?, ‘누군가는 비슷한 여건 속에서도 여전히 살고 있지 않은가?’ 하루 평균 자살자 34명. OECD가입국 중 자살률 1위 국가인 처지에서, 우리는 자살의 원인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고 있지는 않은가?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죽음만을 생각하는 고통스런 기간 중에도 순간순간 살고 싶은 본능이 요동친다고 증언한다. 쉽게 죽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자살(시도)자들이 보내는 삶의 메시지를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알아채고 있을까?

유서의 미스터리 -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경기도에서 택시기사를 하던 유 모 씨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평소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던 가장이었고, 10년 무사고 경력으로 얼마 안 있으면 개인택시 면허가 나올 예정이었기에 아내와 다른 가족들에게 그의 자살은 이해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제사를 치루고 며칠 뒤 고인의 사진첩에서 5장의 유서가 발견되었다.유서에는 생전에 고인이 직장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해 괴롭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가족들은 회사에 유서를 보여주고 해명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유서의 내용을 부인했다. 가족은 회사일 때문이 아니라면 고인이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분노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서의 진실은 무엇일까?

전남 광주의 한 병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병원 직원과 간호사들 4명이 잇따라 자살을 했는데, 각기 유서나 일기장에서 직장상사의 괴롭힘을 언급했던 것이다. 가족들은 회사의 책임을 주장하며 산재신청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자살은 개인적 차원의 일이라며 승인을 거부했다. 오랜 다툼 끝에 이들은 故人의 정신과 치료 경력 등이 반영되어 어렵게 산재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자살을 했던 故 최 모 씨의 유가족은 아직도 병원이 보여줬던 태도를 생각하면 분을 참을 수 없다.

앞서 자살이 일어났을 때 회사차원에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책을 내놓지는 못했을 망정, 회사의 책임을 부인하기 위해 고인과 가족에 대해 근거 없는 험담을 했던 것.

“만일 산재승인이 안 났으면 나는 억울하게 남편을 잃고도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 남편을 자살로 몬 가해자처럼 될 뻔했다”고 유가족 김 모 씨는 몸서리를 쳤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죽음은 있으나 원인은 없다? - 자살유가족이 겪는 이중의 고통

실제로 가족 중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있으면 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두 배, 세 배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도 큰데, 자살의 경우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인에 대한 원망, 자살을 막지 못한 자책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차 자살의 위험성마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자살은의지의 나약함, 정신적 질환 정도의 개인적이고 병리적인 차원으로만 생각할 뿐 한 사람이 자살하기까지 겪는 정신적 고통의 전모를 객관적으로 포괄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부족한 편이다.

한 때 우리보다 자살율이 높았던 일본은 최근 자살백서를 펴내면서 그동안 자살을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만 간주했던 것에 반성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이 중요함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과도한 사채와 불법적 추심으로 인한 자살이 늘자, 채무자들의 당하는 불법행위를 방지해 줌으로써 자살을 예방하는 단체가 활발히 활동 중이기도 하다.

올바른 심리학적 부검이 자살을 예방한다.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시신을 부검하듯, 자살자들이 어떠한 심리상태에서 자살을 이르게 되는지를 폭넓게 알아보려는 心理學적 부검이라는 개념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살이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불행한 일임은 분명하지만, 자살자를 단순히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자살의 이유를 함부로 넘겨짚는 것만으로는 자살을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살(시도)자들의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삶의 욕망들이 어떤 계기들로 좌절되면서 죽음의 가능성을 높이는지, 구체적인 분석이 실질적으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자살大國의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과 대책이 필요한지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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