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구본홍 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장 내정자 신분이었던 지난 7월 2일 박선규 청와대 언론 2비서관을 만난 것을 인정했다.
질의에 나선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7월 3일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청와대 박선규 비서관을 만난 적 있느냐”고 물었고, 구본홍 사장은 “날짜가 잘못됐으나 7월2일 만난 적이 있다. 박 비서관이 후배로서 지난 5월 29일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로 선임된 후 축하 전화를 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허위 답변할 경우 위증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박 비서관과 만난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냐”고 물었고, 구본홍 사장은 “문밖에 경영기획실 직원이 한 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최문순 의원은 다시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느냐. 제가 그것을 입증하면 사퇴하겠냐”고 다그쳤고, 구 사장은 “외부에 다른 사람이 있었을 수 있지만 그 장소에는 경영기획실 직원 한 명을 포함해 3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장세환 민주당 의원도 “구 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박 비서관을 만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는데, 그렇다면 이제 박 비서관을 만난 것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구본홍 사장은 “그것은 잘못 말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구본홍 YTN 사장은 “대량 해고 사태로까지 몰고 온 최근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추궁에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대선캠프 특보였던 분이 고도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하는 언론사 사장에 공모한 게 성급한 판단이 아니었냐”고 지적한 뒤 “해임 사태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또 “후배들의 희생과 눈물로 증인이 얻은 게 무엇이냐. 장래가 촉망되는 후배들을 위해서 스스로 사임할 생각이 없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구 사장은 “열심히 하겠다”,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해 최근 전해진 ‘자진 사퇴설’을 사실상 일축했다. 구 사장은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법적인 상황이 종료되면 원상 복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