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 “구본홍 발언, 거짓말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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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노조 “구본홍 발언, 거짓말 퍼레이드”
방송통신위 국감서 말바꿔 박선규·최시중 만난 것 시인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10.10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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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방통위 국감장에서 YTN 구본홍 사장이 노종면 노조위원장의 뒤로 지나가고 있다. ⓒPD저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는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본홍 사장이 발언한 내용들에 대해 ‘거짓말 퍼레이드’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YTN 노조는 먼저 구 사장이 말을 바꿔 박선규 청와대 언론2비서관을 만났다고 시인한 것을 문제 삼았다. 9일 국감에서 구 사장은 박 비서관을 지난 7월초 시내 모 호텔에서 만났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구본홍 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박 비서관이) 취임도 하기 전인 나를 왜 만나겠느냐”며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구본홍 사장이 박선규 비서관을 만난 호텔 스위트룸을 “내가 요구한 것이 아니고 YTN측이 마련해준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노조는 “확인 결과 해당 호텔 스위트룸은 구 씨가 MBC 시절부터 애용하던 방이며, 실제로 구본홍 씨가 15층 스위트룸을 지정해 예약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YTN 노조는 또 “구 씨는 조그만 회의실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그 방은 해당 호텔에서 가장 좋은 스위트룸”이라고 덧붙였다.

국감에서 구본홍 사장은 우리은행이 YTN 주식을 매각하기 전인 지난 8월초 이 사실을 실·국장회의에서 전달한 것에 대해 “보도국 간부 등으로 보고 받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정부 유력인사가 이미 YTN의 모 국장을 만나 우리은행이 주식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얘기했으며, 구본홍 씨도 모 국장에게 이 사실을 들어 알고 있던 것이 확실시 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구 사장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최근 6개월간 만난 적이 있느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하다, 최 원장이 “한 두 차례 만났다”고 하자 말을 바꿔 “만난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구본홍 사장은 “8월 17일에 최시중 위원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티다 의원들의 추궁에 끝내 “8월 17일 이른 아침에 만났다”고 시인했다. 8월 17일은 최시중 위원장이 KBS 사장 선임을 앞두고 유재천 이사장, 이동관 대변인 등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른바 ‘KBS 대책회의’를 주도한 날이다.

정부는 그동안 YTN이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사장 선임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구본홍 사장이 박선규 비서관, 최시중 위원장 등 청와대·정부 관계자와 사적만남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YTN 사태에 청와대와 방통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감 다음날인 10일 오전 8시 서울 남대문 YTN타워 후문 앞에서 열린 출근저지집회에서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자의 본령을 버리고 정치권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자는 무덤에 갈 때까지 백발이 성성해질 때까지 필명을 남기며 기사를 쓰겠다’는 사람이 대선 특보도 모자라 방송사 사장까지 탐내고 있다. 이런 구본홍 씨의 위선은 국감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YTN 노조 공정방추진위원회는 구본홍 사장이 참석한 ‘랜덱스 개막식 파행 중계’건과 ‘방통위 국감 중계 거부’와 관련 회사측에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공식 요구했다. 노조는 또 검은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하는 ‘블랙투쟁’에서 앵커들이 빠지고, 취재기자들이 10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블랙 투쟁’에 가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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