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때문에 구본홍 받아들여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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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직 당한 YTN 정치부 우장균 기자

▲ 우장균 YTN 정치부 기자 ⓒPD저널
YTN 정치부 우장균 기자(1994년 입사)를 만난 날(10일), 국제부 야근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우 기자는 지난 6일 해임 통보를 받았지만, 근무자는 아직 그의 이름으로 돼있었다. 그는 “대체 인력이 없으니 누군가 희생해야 할 텐데 아이디를 빌려서라도 내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무더기 중징계’로 6명 해고, 6명 정직 등 12명의 인력 공백이 생겼지만, 사측은 아무런 대책도 세워놓지 않았다. 그동안 YTN 기자들은 90여일 동안 구본홍 사장 반대투쟁을 계속하면서 차질 없이 뉴스를 제작해왔다. 우장균 기자는 “YTN 노조는 순수한 기자들이 중심이 된,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모인 단체”라며 “우리는 과격한 투쟁경험도 없고, 해고를 당한 뒤에도 방송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파업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기자는 징계 전력이 있는 일부 간부들이 인사위원이 돼, 그동안 상만 받아온 후배들을 징계한 것에 대해 허탈감을 나타냈다. 그는 “해고당한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1년에 한 번 시상하는 YTN 대상을 수상했고, 나머지 해직 기자들도 모두 여러 차례 상을 받은 YTN의 보배들”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인사위원회에 회부됐을 때 우장균 기자는 ‘해임’까지 각오했지만, 평생을 함께 살아온 75세의 노모가 마음에 걸렸다. 우 기자는 “어머니가 핸드폰으로 전화하시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해직 이후 밤 12시가 넘으면 걱정이 돼 전화를 하신다”며 “아침에 나올 때마다 어머니를 뵙는 맘이 무겁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기자는 “해고된 6명을 복직시키는 조건으로 구본홍 씨를 받아들이는 등의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오직 해고자 복직만을 위해 명분과 정의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출입기자인 우장균 기자는 해직 후 인터뷰를 당하는 ‘인터뷰이’로 지내고 있다. 해고 된 기자 중에 가장 선임기자이면서 전 노조위원장 출신, 최근 박선규 청와대 언론2비서관과 ‘청와대의 YTN 문제 개입’ 진위를 놓고 진실게임 공방을 벌인 전력 때문에 인터뷰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인터뷰 도중 우장균 기자의 핸드폰이 여러 차례 울렸다. 통화를 마친 우 기자는 “해고당하고 나서 10년 넘게 못 봤던 선·후배들에게 연락이 많이 와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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